AI 시대, 변화 관리(change management)는 통하지 않는다.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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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

AI 시대, 변화 관리(change management)는 통하지 않는다.

변화 관리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산업이다. 


조직은 변화를 해야 살아 남지만,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한다. 이러한 저항을 관리하기 위해, 변화 관리 컨설팅이 성장했다. 하지만 수십 년간의 이론과 컨설팅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변화관리 프로젝트의 실패율은 여전히 70%에 이른다.


기존 접근 방식은 언제나 예측 가능한 절차를 따른다. CEO가 변화 선언을 하고, 컨설턴트들이 설문을 돌리고, 워크숍과 커뮤니케이션 계획을 세운다. 이후 성공 여부는 교육 횟수나 참여율 같은 형식적 지표로 측정된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이성적 절차만 강조할 뿐, 실제 사람들의 영감과 자발성을 끌어내지 못한다.


특히 오늘날 AI가 몰고 올 대규모 변화를 앞두고, 기존 방식은 더욱 무력해지고 있다. AI가 가져올 변화는 직선적이지 않고 예측 불가능하다. 더 나아가, AI 도입은 단순한 기술적 전환이 아니라 인간의 역할과 존재 자체에 대한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AI를 도입한 두 회사의 상반된 사례"


AI 도입은 이제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과제다. 그러나 같은 기술을 적용하더라도 기업의 접근 방식에 따라 결과는 극명하게 갈린다. 최근 사례 두 가지는 변화 관리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핀테크 기업 Klarna는 최근 고객 서비스 부서에 생성형 AI를 도입했다. 회사는 AI가 700명의 정규직 상담원을 대신할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실제로 신규 채용을 줄이며 비용 절감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전형적인 탑다운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영진이 주도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내부 성과 지표도 AI 성능과 비용 절감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직원들은 변화 과정에서 충분히 참여하지 못했고, 내부 불안과 불신이 커졌다. 외부에서는 ‘인간을 기계로 대체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Klarna는 다시 일부 인력을 재채용하며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한 다국적 제약사는 AI 도입에서 완전히 다른 길을 택했다. 이 회사는 처음부터 실시간 데이터와 직원 피드백을 활용했다. 직원들의 감정, 내부 설문, 심지어 소셜 미디어의 분위기까지 분석해 변화의 속도를 조절했다.


AI 챗봇을 통해 직원들이 언제든 필요한 자료와 교육에 접근할 수 있게 했고, 리더는 행동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원들에게 맞춤형 피드백과 동기 부여를 제공했다. 변화 과정은 일방적인 지시가 아니라 양방향 소통과 맞춤형 개입으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조직은 변화에 더 빠르고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었고, 직원들은 AI를 위협이 아니라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동반자로 인식하게 되었다.


같은 AI 도입 사례이지만, 결과는 크게 달랐다. Klarna는 기술 중심, 비용 중심으로 접근하다가 신뢰를 잃었고, 제약사는 사람 중심, 적응 중심으로 접근해 변화를 기회로 만들었다. 변화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탑다운 명령이 아니라, 직원과 함께 설계하고 만들어가는 변화 관리다.



"새로운 시대의 변화 관리 원칙"


AI의 부상은 변화 관리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과거처럼 단계적이고 일률적인 접근으로는 더 이상 조직을 움직일 수 없다. 변화는 예측 불가능하고, 순환적이며, 실시간으로 적응해야 한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떤 원칙으로 변화 관리에 접근해야 할까.



첫째, 비선형적 접근으로 설계하라.


기존의 변화 관리는 순서대로 움직였다. 분석, 설계, 실행, 평가라는 단계적 접근이다. 하지만 AI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직선이 아니라 곡선이며, 언제든 되돌아가거나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다.


따라서 변화 관리도 실험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 하기보다, 작은 시도 속에서 얻은 피드백을 즉각 반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새로운 AI 툴을 도입한다면, 모든 부서에 동시에 적용하기보다 특정 부서를 통해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그 학습을 다른 부서에 확산시키는 것이다.



둘째, 작은 파일럿에서 시작하라.


AI는 모든 조직에 동일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같은 툴이라도 어떤 부서에는 큰 효율을 주지만, 다른 부서에는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조직은 작은 단위에서 실험을 시작해야 한다.


실험을 통해 검증된 방식을 점진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파일럿 부서에서 일정 기간 동안 성과와 문제를 확인하고, 직원 피드백을 반영한 뒤에야 다른 부서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조직 전체가 불필요한 리스크를 지지 않고, 성공 사례를 통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셋째, 팀을 정확히 구분하고 대응하라.


모든 직원이 같은 속도로 변화를 수용하지는 않는다. 어떤 직원은 새로운 기술을 스스로 탐구하며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어떤 직원은 구조화된 교육과 절차 없이는 불안을 느낀다.


따라서 변화 관리에서는 직원들을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얼리어답터에게는 실험 기회를 주고, 후발 주자에게는 명확한 프로토콜과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같은 메시지를 전체에 일괄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직원 그룹의 특성을 이해하고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넷째, 리더가 직접 모범을 보여라.


변화의 가장 강력한 신호는 리더의 행동이다. 직원들이 “CEO와 임원들이 실제로 새로운 도구를 쓰고 있나?”를 확인하는 순간, 변화는 메시지에서 현실로 바뀐다.


따라서 리더는 단순히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는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며, 실패조차 숨기지 않고 드러내야 한다. 이러한 모습이 직원들에게는 가장 강력한 설득이 된다. 변화의 성공 여부는 몇 명이 교육을 들었는지가 아니라, 리더가 실제로 얼마나 변화를 체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변화를 관리하려 말고, 적응력을 높여라."


기업의 역사는 늘 변화를 둘러싼 이야기였다. 


기존의 변화 관리는 일종의 프로젝트처럼 진행되었다. CEO가 ‘변화’를 선언하고, 컨설턴트가 로드맵을 짜고, 교육과 커뮤니케이션 계획을 통해 현장의 저항을 줄이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AI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한 번의 ‘프로젝트’가 아니다. 오늘 성공한 전략이 내일 무의미해질 수 있고, 작은 알고리즘의 개선이 곧 시장 판도를 흔들기도 한다.


이처럼 비선형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기존의 단계적, 일방적 접근으로 관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AI 시대의 변화는 더 이상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적응하고 학습해야 하는 과정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변화 자체가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조직의 ‘대사율’, 즉 학습하고 적응하는 속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오늘날 성공하는 기업은 계획보다 즉각적 학습과 반응 능력을 중시한다. AI가 만들어낸 새로운 기회를 가장 먼저 발견하고, 이를 실제 비즈니스에 빠르게 적용하는 조직이 시장을 선도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연구에 따르면, 이런 적응형 조직은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매출 성장률과 주주 수익률, ROI에서 모두 1.5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결국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적응성의 우위에 달려 있다. 변화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순간, 기업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Source: Ben Kalevitch, Ryan Heath (14 Aug 2025), "AI is eating change management", Fast Company (ChatGPT 활용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