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이 뭔지도 모르는 이노베이션 랩 전성시대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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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5일 월요일

이노베이션이 뭔지도 모르는 이노베이션 랩 전성시대

8월 한 달만 해도 수 많은 회사들이 이노베이션 랩을 출범시켰다.

Paypal은 싱가폴에 핀테크 랩을, NCR은 미국에 이노베이션 랩을, Dell Services는 SAP HANA랩을 만들었다. 그야말로 이노베이션 랩 전성시대 이다.

그런데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조용히 문을 닫는 이노베이션 랩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어떤 이유로 사라지게 되는 걸까?

1. 이노베이션이 아닌 창의성 랩

많은 이들이 이노베이션과 창의성을 혼동해 사용한다. 창의성이 혁신의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단순히 쿨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게 혁신은 아니다.

이노베이션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시키는 것이다. 어느 한 쪽만 있는 것은 이노베이션이 아니다.

이노베이션 랩 중에 아이디어와 함께 실제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까지 기획하고 추진할 수 있는 곳은 일부에 불과하다.

2. 모회사와 전략적 연계 부족

문을 닫는 이노베이션 랩을 보면 모회사의 전략적 목표와 밀접하게 연계되지 않은 곳이 많았다. 수년간 연이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도 모회사의 성과 창출과 맞물려 기획되고 추진되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해도, 모회사의 어떤 관리자도 그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확장하는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자신의 업무와 전략적 연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3. 초점 상실

전략적 연계가 부족하다 보니, 방향과 초점을 잃게 된다.

"나쁜 아이디어 같은 건 없다"라는 말이 이노베이션 분야에서는 널리 받아들여지곤 한다. 그런데 나쁜 아이디어는 실제 존재한다. 나쁜 아이디어란, 회사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혁신 활동에서 나쁜 아이디어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의 회사에 나쁜 아이디어는 있다.

이노베이션 랩은 전략적 포커스를 지녀야 한다. 회사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없는 프로젝트들을 산만한게 추진해서는 안된다.

4. 이노베이션 랩이 아닌 이노베이션 극장

린스타트업 책이 사무실에 깔려 있고, 스티브 잡스의 인용구가 벽을 도배한다. 수 많은 스타트업과 혁신 용어들이 빈번하게 사용된다. 최소기능제품(MVP), 피벗, 실험, 디자인 씽킹...

대부분의 이노베이션 랩은 실리콘 밸리를 복사하려 애쓴다. 그런데 이는 이노베이션 극장이다. 이들은 IDEO처럼 보이지만 IDEO는 아니다. 스티브 잡스처럼 옷을 입지만 스티브 잡스는 아니다.

겉으로 보이는 형식이나 이미지 뒤에는 혁신을 추구하는 방법과 고유의 일하는 방식이 있다. 이노베이션 랩의 역할은 보이는 것을 모방하는 게 아니라,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5.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이노베이션

문을 닫은 랩들은 지난 3년간 회사의 매출 신장에 거의 기여를 하지 못했다.

이노베이션 랩 관리자들에게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면, 수 많은 행사와  언론 노출, 추진 프로젝트 수, 해커톤 개최 수, 고객 리서치 횟수, 최소기능제품 출시 횟수 등을 늘어 놓는다.

실제 사업화해서 수익을 달성한 비즈니스 모델 수는? 없다.

이노베이션 랩의 신설 초기에는 위와 같은 운영 지표들이 중요하다. 그러나 3~5년 뒤에는 실제 임팩트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노베이션 랩의 핵심적인 임팩트 지표는 바로 매출이다.


지금 거창하게 문을 여는 이노베이션 랩들은 상기 5가지에 대해 깊은 성찰이 요구된다.

Source: Tendayi Viki (Sep 2016), "Five Reasons Your Boss Was Right To Shut Down Your Innovation Lab", Forb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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