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시간에 침묵(silence)하라!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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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15일 토요일

회의 시간에 침묵(silence)하라!

매일같이 수많은 회의가 반복된다.

그런데 활발한 대화가 오가는 미팅은 장점 못지 않게 단점도 많다. 일부의 사람들이 말할 수 있는 시간을 독차지 하고 다수의 사람들은 대화의 중심에 참여하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린다. 보스의 생각에 동조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이 존재해 자신의 생각을 선뜻 말하지도 못한다.

"회의가 거듭될수록 아이디어는 사장된다."

1985년에 Garold Stasser와 William Titus 교수에 의해 진행된 잘 알려진 실험이 있다.

회의 사전에 참가자들은 동일한 정보를 가지고 회의에 참석한다. 그리고 일부 특수한 정보는 개별 참가자들에게 따로 알려주었다.

해당 실험에서는 회의 참여자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정보들을 원활하게 공유할 때 최상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참석자들이 모두가 함께 알고 있는 지식만 활용해 제한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또 다른 연구가 있다. 세 명의 회의 참가자가 있다. 철수는 A, B, C를 알고 있고, 영희는 A, B, D, 그리고 바둑이는 A, C, E라는 정보를 알고 있다.

회의가 진행이 되면 어떤 정보들이 제기되고 논의될까? 주로 세 명이 공통적으로 알고 있던 A, B, C가 논의에 활용되었다. 반면에 D와 E는 중요성에 상관없이 아예 논의조차 안되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사람들은 사회적 인정(Social approval)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상대의 끄덕거림, 지지하는 듯한 시선, 그리고 입가에 스쳐 지나가는 미소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회의에서 모두가 알고 있는 상식이나 생각을 제기하면 상대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남들과 다른 정보와 생각을 제시하면, 이와는 다른 시선과 태도를 느끼게 된다. 특히나 상사의 반응과 동조는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혹시라도 내가 하는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주제를 벗어난 것처럼 들리지 않을까, 다른 이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이해하는데 어렵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선뜻 먼저 말하지 못한다. 그리고 남들의 생각을 먼저 듣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일부 참여자들이 남들과 다른 정보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미팅이 진행되는 와중에 몇몇 유사한 생각들로 아이디어가 수렴돼 버리고 만다.

"그래서 침묵이 필요하다."

두 팀이 회의를 진행한다. 한 팀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서로 열린 논쟁을 통해 해결책을 찾는다. 다른 팀은 한 방에서 카드에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문제 해결책을 적어낸다.

30분 후에 두 팀이 제안한 해결책의 양과 질을 비교해봤다. 활발하게 의견을 나눴던 팀 보다 침묵 속에 각자의 생각을 끄집어낸 팀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더 좋은 대안들을 제시했다.

추가적인 연구에 따르면, 미팅에 참여하는 참석자들의 인원 수가 많아질수록 이 차이는 더욱 커졌다. 자신이 어떤 아이디어를 제기하면, 다른 참석자들이 평가하고 자칫 수치심을 느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이러한 동조와 수렴 현상을 가속화시킨다는 분석이다.

"회의(meeting)에 침목(silence)을 결합하라."

그래서 기존의 회의 방식에 침묵을 접목시킬 수 있다면, 좀 더 효과적인 아이디어 창출이 가능해진다.

회의 진행자가, 사전에 참석자들의 아이디어를 독립적으로 받아 이를 그룹핑하고 미팅에서 활용할 수 있다. 활발한 아이디어 개진을 위해 익명으로 의견을 받을 수도 있다. 진행자가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그룹핑하고 어젠다에 활용할 수도 있고, 열린 방에 포스트잇 형태로 붙여 놓고 참석자들이 방을 거닐며 각 아이디어에 코멘트를 달거나 생각을 덧붙이며 함께 그룹핑할 수도 있다.

미팅 시간에 할 수도 있고, 미팅 사전에 이런 과정을 거치고 회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포스트잇 말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을 활용할 수도 있다.

물론 침묵이 기존 회의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다만 구성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좀 더 끄집어 내고 싶다면, 침묵의 기술을 적절히 구사해보라.

Source:  Steven Rogelberg, Liana Kreamer (June 2019), "The Case for More Silence in Meetings", HBR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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