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빠르게 결정하라”는 압박과 “신중하게 생각하라”는 요구 사이에 서 있다.
결정을 내리는 속도는 빨라졌지만, 그 결정이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 길고 깊어졌다.
어떻게 해야 더 잘 결정할 수 있을까?
리더는 다음의 5가지 질문 프레임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첫째,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의사결정을 앞두었을 때, 우리는 보통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하지만 때로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반대로부터 시작된다. 바로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것이다.
이 질문은 단순한 소극적 접근이 아니다. 오히려 리더십의 가장 근본적인 책임 중 하나인 행동의 타당성과 타이밍을 검증하는 전략적 시야를 제공한다.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기회비용이다. 현재 아무 변화도 주지 않을 경우, 시장에서 어떤 기회를 놓치게 되는가? 경쟁자들은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가? 고객과 내부 구성원들의 기대는 변화하고 있는가?
두 번째는 리스크의 균형이다. 지금 당장 움직이는 것이 더 큰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정보가 불완전하거나 이해관계자가 분열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차라리 기다리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이 질문은 리더로 하여금 감정 기반의 충동적 결정을 잠재우고, 논리적이고 중장기적인 시나리오를 상상하게 만든다. “무언가 해야만 한다”는 압박 속에서 정말 행동이 필요한 상황인지, 아니면 상황을 더 지켜보며 대비하는 것이 최선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정은 행동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때로는 멈춤 또한 전략적인 선택이다.
이 질문은 리더에게 ‘하지 않음’의 영향까지 고려할 줄 아는 사고의 깊이를 요구한다.
둘째, 무엇이 이 결정을 후회하게 만들 수 있는가?
의사결정에서 우리는 보통 논리와 데이터에 기반해 행동하려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마음에 남는 것은 숫자보다 감정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중요한 선택을 앞뒀을 때 꼭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이 결정을 나중에 후회하게 될 가능성은 없을까?
Daniel Pink는 『The Power of Regret』에서 대부분의 후회는 네 가지로 분류된다고 말한다.
• 기반 후회 (건강, 재정, 학습 등 삶의 기초를 무시했을 때)
• 용기 부족 후회 (시도조차 하지 않은 선택)
• 도덕적 후회 (자신의 가치와 어긋나는 결정)
• 관계 후회 (중요한 사람과의 연결을 소홀히 했을 때)
이 질문을 적용할 때는 단순히 “실패하면 어쩌지?”를 묻는 게 아니라, “이 결정을 통해 나는 어떤 내면의 원칙을 지키거나 놓치게 되는가?”를 자문해야 한다.
과연 이 결정은 나의 삶, 건강, 인간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나중에 ‘그때 왜 안 했을까’라고 자책하게 될까?
이 선택은 나의 가치와 일치하는가, 아니면 타협인가?
후회는 감정이지만, 그 감정을 미리 들여다보는 것은 매우 실용적인 사고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리더십이나 커리어 전환처럼 의미 있는 결정일수록, 감정의 미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것이 ‘나중에 후회 없는 선택’을 만들 수 있다.
셋째, 우리는 어떤 대안을 간과하고 있는가?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사람들은 종종 “이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야”라며 한두 개의 옵션만 놓고 고민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대안을 무심코 배제하거나 잊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꼭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우리는 어떤 대안을 놓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의사결정 과정에 숨겨진 인지 편향(bias)을 흔들어 깨운다.
예를 들어,
• 확증 편향: 처음에 마음에 든 아이디어만 뒷받침하는 정보만 찾게 된다.
• 앵커링 효과: 가장 먼저 떠오른 대안에 사고가 고정되어 이후의 선택도 그 틀 안에서만 이루어진다.
• 매몰비용 오류: 이미 시간과 돈을 들인 방향이라 계속 밀고 가려는 경향이 생긴다.
이럴 때 우리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닌, 기존 틀 안에서 ‘최선’을 고르려 한다.
그러나 때때로 진짜 해답은 전혀 다른 제3의 영역에 있다.
이 질문을 활용하려면 다음을 시도해볼 수 있다:
• 한 번 기각했던 아이디어를 다시 검토해본다.
• "만약 예산과 시간이 무한하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처럼 극단적 가정을 통해 새로운 시나리오를 그려본다.
• 팀 내 소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틀렸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통찰’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결정의 질은 종종 얼마나 다양한 옵션을 놓고 고민했는가에서 갈린다.
놓친 대안이 있을 가능성을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 우리는 더 넓은 시야와 더 정교한 선택지를 얻을 수 있다.
넷째, 이 결정이 ‘옳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결정을 내리는 것도 어렵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바로 “이 결정이 옳았는지 우리는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의사결정의 끝이 아니라, 결정 이후의 실행과 학습까지 포함한 '전체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출발점이다.
리더는 종종 ‘지금 이 결정이 맞는가?’에만 집중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정 이후에 무엇을 보고,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를 미리 설정해 두는 일이다. 이것이 바로 성과 기준의 설계다.
이 질문을 통해 다음과 같은 점들을 사전에 정리할 수 있다:
• 성공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 어떤 지표(KPI, OKR, SMART 기준 등)를 통해 측정할 것인가?
• 단기와 장기 성과를 각각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 리뷰할 타이밍과 피드백 루틴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예를 들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다고 결정했다면 단순히 "진출했다"가 아니라 시장 반응, 초기 고객 확보율, CAC(고객 획득 비용), ROI, 팀 피로도 등 구체적인 기준을 사전에 정해 놓아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리더는 단순히 '결정자의 역할'을 넘어, 지속 가능한 학습과 개선을 만드는 설계자가 된다.
좋은 결정은 단지 ‘옳은 선택’이 아니라, 그 선택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조정할 수 있는 구조에서 완성된다.
다섯째, 이 결정은 되돌릴 수 있는가?
완벽보다 유연한 판단이 더 강력하다.
많은 리더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답을 골라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하지만 모든 결정이 돌이킬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꼭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이 결정은 되돌릴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단순히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의사결정의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실행 가능성을 높이는 실용적 전략이다.
특히 변화가 빠르고 정보가 완전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완벽한 계획보다는 유연한 구조와 조정 가능한 선택지가 훨씬 효과적이다.
이 질문을 던졌을 때 고려해야 할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결정 이후 되돌리기 위한 비용(시간, 자원, 평판)은 어느 정도인가?
• 전체를 한 번에 실행하지 않고, 작은 실험 단계로 나눌 수는 없는가?
• 조기 경고 신호나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지표나 기준은 마련되어 있는가?
• 만약 실패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수습하거나 다른 길로 전환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새 사업 아이디어가 있다면 전체 자원을 투입하기보다 파일럿 프로젝트나 MVP(최소 기능 제품)로 시작해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할 수 있다.
되돌릴 수 있는 결정은, 더 빠른 실행과 더 많은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완벽한 선택이 아니어도 괜찮다. 핵심은 전략적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길을 남겨두는 것이다.
이것이 리더가 복잡한 환경에서 실수를 줄이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힘이다.
"Case Study: 금융기업의 전략 전환 사례"
한 금융 서비스 기업은 기존의 전통적 서비스 모델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핀테크 중심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장할 것인지를 두고 중대한 전략적 갈림길에 서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디지털 전환이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리더십 팀은 중요한 결정을 서두르기보다, 다음의 다섯 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구조화했다.
•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기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기존 고객만 유지하려 한다면, 젊고 디지털 친화적인 고객층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 이 결정을 후회하게 될 가능성은 무엇인가?
잘못된 기술 투자를 하거나 고객 경험을 해치면 오히려 기존 자산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 하지만 동시에 “시도조차 하지 않은 후회”도 리더들의 마음에 걸렸다.
• 우리는 어떤 대안을 간과하고 있는가?
단순히 ‘서비스’ vs. ‘플랫폼’ 이분법이 아닌, 하이브리드 모델(기술+상담 중심 운영)의 가능성이 새롭게 논의되었다.
• 이 결정이 옳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OKR과 KPI를 명확히 설정하고, 고객 확보 비용, 생애 가치, 기술 적용 ROI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 이 결정은 되돌릴 수 있는가?
전체 전환이 아닌 단계적 테스트와 파일럿 론칭 전략을 채택하여 리스크를 관리했다.
결국 이 기업은 작은 실험을 반복하면서도 전략 방향을 명확히 잡는 방식으로 전환에 성공했고, 2년 후 베타 플랫폼을 런칭하여 신규 고객 증가와 기존 고객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이 사례는 질문이 단순한 사고 도구를 넘어, 의사결정의 흐름을 바꾸는 핵심적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Source: Steven Morris (Feb 7, 2025), "5 Questions to Help Your Team Make Better Decisions", HBR Blog (ChatGPT 활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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