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이번 프로젝트만 끝나면", "이번 승진만 하면", "로또만 당첨되면"이라며 오늘의 고통을 유예합니다. 하지만 그 목표 지점에 도착하는 순간, 마주할 감정은 '영원한 행복'이 아니라 '허무함'일 가능성이 99%입니다.
우리의 뇌는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 도파민을 뿜어내지만, 그 효과는 아주 짧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다시 '불만족의 상태'로 몰아넣습니다.
“목적지에 도달하면 행복할 줄 알았지?”
오늘도 갓생한 하루, 그리고 나중에 행복해지자는 거짓말…
하버드 대학교의 '행동심리학' 대가, 탈 벤 샤하르 교수는 '도착의 오류’라는 개념을 제안합니다. "특정한 목적지에 도착하면, 영원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뇌의 치명적인 계산 착오를 의미합니다.
이 현상의 기저에는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이라는 행동심리학적 본능이 숨어 있습니다. 필립 브릭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수백억 원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도 1년이 지나면 평범한 이웃들과 행복 수치가 비슷해집니다. 심지어 불의의 사고로 사지 마비가 된 사람들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고 이전의 행복도를 상당 부분 회복하죠.
우리 뇌는 생존을 위해 어떤 상태든 '기준점'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기쁨이 너무 오래 지속되면 뇌가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강제로 그 기쁨을 낮춰버리는 겁니다.
“보상을 받을 때보다, 기대할 때 도파민이 폭발한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도 있습니다. 스탠퍼드 의대의 앤드류 후버만 박사는 우리 뇌의 도파민은 '보상'을 받았을 때보다 '보상을 기대하며 달려갈 때' 훨씬 더 많이 분출된다고 합니다. 즉, 여러분이 10억을 벌었을 때보다 10억을 벌기 위해 밤을 새우며 계획을 짜던 그 '과정'에서 뇌는 더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것이죠.
결국 '도착의 오류'는 우리가 목표를 '행복의 종착지'로 착각할 때 발생합니다. 진화론적으로 뇌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끊임없이 다음 목표로 움직이게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게 바로 인류가 지금까지 생존한 비결입니다.
“유한게임 vs. 무한게임”
뉴욕 대학교의 제임스 카스(James Carse) 교수는 '유한 게임과 무한 게임'의 개념을 제시합니다.
유한 게임은 승리하기 위해, 즉 게임을 '종료'시키기 위해 플레이합니다. "이번에 10억만 벌면 끝내자", "이번 프로젝트만 성공시키자"라는 마인드셋입니다. 이 게임의 끝에는 반드시 '도착의 오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한 게임(Infinite Games)은 게임을 '계속하기 위해' 플레이합니다. 여기에는 종료 휘슬이 없습니다. 목표는 승리가 아니라 '성장'과 '지속' 그 자체입니다.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불행은 인생이라는 '무한 게임'을 '유한 게임'처럼 다루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행복을 '나중에 도달할 어떤 상태'로 정의하는 순간, 우리는 현재를 희생해야 할 도구로 전락시킵니다. 현재에 존재하지 못하는 심리적 질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처럼 영원한 쳇바퀴에서 영영 행복해질 수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우리의 뇌를 해킹해 행복의 기준점을 바꾸는 방법을 살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