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CEO/리더가 겪는 리더쉽 함정, 그리고 생존 방법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장강일의 경영전문블로그입니다.

2026/02/02

신임 CEO/리더가 겪는 리더쉽 함정, 그리고 생존 방법




정상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선, 남들보다 더 치열하게 노력하고 압도적인 실력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런데 일단 CEO 자리에 오르게 되면, 그간 발휘했던 스킬들이 되려 앞길을 막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자신을 도드라지게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제 조직의 역량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하버드대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이를 두고 신임 CEO들이 마주하는 '놀라운 현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초자 CEO 딱지를 떼고, 성공적인 경영자로 자리매김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먼저, 이제 당신의 역할이 직접 공을 차는 플레이어에서 경기 전체를 기획하는 설계자로 바뀌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CEO가 되기 전까지 통했던 당신의 성공 방식이, 지금 CEO가 된 새로운 환경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믿음, 바로 그 믿음을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 함정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첫째, 의외로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그동안 회의실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목소리를 높이던 습관이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CEO는 단 한 순간도 개인으로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CEO가 무심코 던진 한마디, 또는 스치는 표정 조차 조직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키게 됩니다. CEO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강력한 신호로 증폭됩니다. 이런 메시지의 증폭 효과는 종종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CEO가 던지는 질문은 지시로 오해를 받고, 가벼운 제안은 절대적인 명령으로 해석됩니다. 따라서 자신의 의사소통이 어떻게 해석될지 끊임없이 자문해야 합니다. 


자신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고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습관도 자제해야 합니다. 직원 시절엔 아이디어를 서슴없이 던지는 게 혁신의 아이콘처럼 보였겠지만, CEO의 즉흥적인 생각은 조직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둘째, 마이크로 매니징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특히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아 리더가 된 분들이 이런 경향이 강합니다. 


당신은 그 분야에서 누구보다 스마트하고 경험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직원보다 일을 더 잘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어떻게' 일을 하라고 일일이 지시하는 순간, 직원들은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춥니다. 리더가 직접 결정을 내릴수록 조직원들은 책임감을 상실하고 '예스맨'이 되어버립니다. 


CEO가 빈번하게 직접 간섭을 하게 되면, 중간 관리자들의 문제 해결 역량을 높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문제를 키우게 됩니다. 직원들은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역량을 잃게 되고 주인의식도 약화됩니다.


능숙한 경영자는 상세한 업무 지시 대신, 우리가 도달해야 할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목표가 왜 중요한지를 공유하는 데 집중합니다. 리더는 세부 경로를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지도를 그려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리더는 조직이 처한 환경에 따라 지도의 정밀도를 조정합니다. 직원들이 스스로 길을 찾도록 믿고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셋째, '이기려는 본능'을 억제해야 합니다." 


리더의 자리에 오를 정도면 누구보다 사고가 깊고 언변도 뛰어날 겁니다. 그리고 경쟁의식과 승부근성도 강할 겁니다.


하지만 방 안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야 합니다. 신임 CEO가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순간 진짜 권위가 생깁니다. 


CEO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혼자서 할 수도 없고, 누군가를 이기는 자리도 아닙니다. 논쟁에서 이겨 상대를 설득시키려 노력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잠재력을 끄집어내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리더가 스스로 슈퍼맨이 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스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인정받을 수 있게 판을 깔아주는 것, 그것이 경영자가 거둘 수 있는 가장 큰 승리입니다.



"넷째, 바쁘게 일해야 한다는 착각을 버려야 합니다." 


많은 시간을 근무하며 모든 세부 사안을 챙기는 것은 오히려 숲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 있습니다. 


CEO가 번 아웃이 되면, 조직 전체가 마비될 수 있습니다. CEO의 회복 탄력성은 곧 조직의 경쟁력입니다. 리더가 과중한 업무에 치여 있으면 조직의 나침반이 흔들리게 됩니다. 리더는 전체 상황을 파악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정신적 여백'을 확보해야 합니다. 아무리 분주해도, 의도적으로 비워두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능숙한 리더들은 상황이 복잡하고 결정이 어려울수록, 멈추고 생각하고 조정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사고를 정렬하고 판단력을 되살리는 “의도된 멈춤”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진짜 중요한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리더가 생각을 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것은 그야말로 재앙입니다.


포뮬러 원 경주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승리의 비결은 속도가 아니라 브레이킹 기술에 있습니다. 직선 도로에서 속도를 내는 것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습니다. 복잡한 커브 구간에서 언제 속도를 줄일 것인지 아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기업 경영에서도 중요한 것은 속도와 바쁨이 아닙니다. 방향이 정확해야 속도가 의미가 있고, 바쁨도 결과로 이어집니다. 리더쉽은 쉼없이 앞으로 내달리는 게 아닙니다. 분주함에 빠져 있을 때는 큰 그림을 보기 어렵습니다. 문제에 너무 깊이 빠져들면, 오히려 이에 갇히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잠시 멈춰 물러서면 복잡하게 얽힌 문제 속에서 패턴과 흐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신임 CEO에게 맡겨진 역할은 “바쁨”이 아니라, 바로 이런 전략적 “멈춤” 입니다.


결론적으로, 성공적인 경영자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사람이 아니라, 예전의 성공 방식을 기꺼이 잊을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래야 비로소 리더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 Michael E. Porter, Jay W. Lorsch, and Nitin Nohria (Oct 2004), "Seven Surprises for New CEOs", Harvard Business Review

• Bruce Eckfeldt (Dec 2019), "6 Leadership Mistakes Most New CEOs Make -- and How to Fix The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