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올슨 미해군 제독은 38년간의 군 목무를 통해 단 한 가지 진리를 확인했다. 뛰어난 팀은 언제나 분명한 목적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목적이란 단순히 해야 할 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왜 이 일을 하는지, 어떤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지, 그것이 공동체와 조직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어야 한다.
그가 이끄는 팀은 늘 작은 규모였지만, 그 작은 집단이 고도의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했다. 팀원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도자로서 “사람들에게 무엇을 할지는 알려주되, 어떻게 할지는 알려주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 사람들에게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되, 무엇을 생각할지는 강요하지 않았다. 덕분에 팀은 언제나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길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 원리는 기업 환경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목표 매출이나 KPI는 전술적 지표일 뿐이다. 전술은 목표를 향한 수단이다. 그것을 달성하는 이유와 맥락이 분명하지 않다면 조직은 쉽게 흔들린다. 반대로 ‘우리가 세상에 어떤 가치를 만들고자 하는가’라는 질문에 모두가 공감할 때, 작은 팀이라도 놀라운 성과를 낼 수 있다.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대일수록, 리더는 목적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정의하고 구성원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그래야 팀은 단순한 집합체가 아니라, 자기 동력을 가진 유기체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인다.
"선의의 의도도 맥락을 놓치면 실패한다."
올슨 제독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경험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한 마을의 원로들이 마을에 가장 필요한 것이 우물을 파는 일이라고 말하자, 미군은 여성들의 고된 노동을 덜어주기 위해 우물을 파주었다.
그러나 몇 달 뒤 여성들은 “당신들이 우리에게서 하루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을 빼앗아갔다”고 말했다. 강가로 가는 길은 노동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걷고 여성들끼리 교류하는 사회적 공간이었다. 선의는 있었지만, 맥락을 놓쳤기에 관계는 오히려 어긋났다.
기업도 종종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고객에게 가치를 주려 했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삶의 방식과 어긋나는 제품을 내놓는다. 신시장에 진출하며 “우리가 주는 것이 곧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라 단정한다. 그러나 현지의 문화와 생활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올슨 제독은 이를 “작전적 맥락”이라 불렀다. 존재만으로 가치를 주지 못하면 점령으로 보일 뿐이다. 이는 글로벌 기업이 현지화 과정에서 반드시 새겨야 할 교훈이다. 기업들이 해외 진출 시 현지와의 관계 맺음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선의는 출발점일 뿐, 진정한 가치는 상대의 삶 속에 깊이 들어가 이해할 때 만들어진다. 결국 리더십은 단순한 선행이 아니라, 맥락을 존중하는 세심한 통찰에서 완성된다.
"모두가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올슨 제독은 “모두가 목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모두가 표를 가져서는 안 된다”라는 원칙을 지켰다. 그는 계급이나 직급과 관계없이 누구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종종 현장에 가까운 젊은 대원이 가장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종적인 결정은 책임을 지는 리더에게 집중되었다. 의견은 모두의 것이지만, 결과는 리더의 몫이었다.
기업 경영에서도 동일하다. 구성원 모두가 의사결정권을 가질 수는 없지만, 누구나 의견을 제시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구조는 필요하다. 그렇게 할 때 집단지성은 빛을 발하고, 조직은 더 나은 해법을 찾을 확률이 높아진다. 리더가 시간에 쫓겨 귀 기울이지 못하는 것은 변명이 될 수 없다. 소규모 핵심 팀에게조차 시간을 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리더의 게으름일 뿐이다.
경청은 권위적 리더십의 대척점에 있다. 올슨 제독이 조용하지만 단단한 존재감으로 존경을 얻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진정한 리더는 크게 외치지 않는다. 대신 귀를 열고, 남의 말에 의해 자신의 생각이 바뀔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것이 조직의 신뢰를 키우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혼자가 아니라, 서로의 어깨를 지탱할 때 팀은 강해진다."
전장에서 올슨 제독이 목격한 것은 개인이 아니라 팀의 힘이었다. 그는 최고의 팀을 “서로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이 가장 강한 팀”이라고 정의했다. 개인의 성취보다 동료의 안녕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팀은 놀라운 성과를 낸다.
한 일화는 이를 잘 보여준다. 이오지마 전투에서 신임 장교는 병사들에게 “잠들면 적이 와서 너희를 죽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노련한 부사관은 이렇게 말했다. “그들은 이미 자기 목숨에는 무심하다. 대신 ‘잠들면 동료가 죽는다’라고 말해야 한다.”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옆에 있는 동료였다.
이 원리는 기업에서도 똑같이 작동한다. 조직이 개인별 성과에만 집착할 때는 내부 경쟁이 강화되지만, 공동의 도전을 부여할 때는 협력이 강화된다. 리더가 의도적으로 도전을 설계해 팀이 함께 부딪히도록 만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동의 난관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향한 신뢰와 헌신이 쌓인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팀워크를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개인주의적 보상 체계와 평가 제도에 묶여 있다. 진정한 고성과 팀을 만들려면 리더가 그 틀을 바꿔야 한다. 성과를 개인의 업적이 아니라, 서로를 지탱한 결과물로 바라보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조직은 비로소 위기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팀워크를 갖추게 된다.
Source: McKinsey & Company (5 Sep 2025), "Retired US Navy Admiral Eric Olson: Leading effectively in uncertain times" (ChatGPT 활용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