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언제나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하나는 예측 가능한 수익과 안정적 운영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을 뒤흔들 창조적 아이디어이다. 운영 효율성과 규제 준수, 실행력은 모든 경영자의 우선 과제이다. 그러나 동시에 기업은 새로운 해답을 만들어내야 한다. 단순한 개선이 아닌, 성장의 곡선을 바꿀 수 있는 ‘큰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많은 기업은 이 딜레마 앞에서 시행착오를 거듭한다. 어떤 기업은 개선에만 몰두하다가 경쟁력의 한계를 맞는다. 또 어떤 기업은 돌파구를 찾아내지 못해 정체에 빠진다. 두 가지 모두를 병행한 기업만이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다.
펩시가 새로운 맛을 출시할 때 성과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퍼센트 단위’ 성장에 불과하다. 반면 레드불은 작은 캔과 프리미엄 가격이라는 발상으로 전혀 다른 시장을 창출했다. 그것은 새로운 수요를 창조하며 업계를 뒤집은 사례이다. 기업은 이런 ‘창조적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 때, 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손에 넣는다. 문제는 대부분의 조직이 안정의 편안함 속에서 창조의 불확실성을 회피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진정한 기회는 바로 그 불확실성 속에 숨어 있다.
"개선이 아닌 창조가 시장을 움직인다."
혁신이라는 단어는 널리 쓰이지만, 실제로는 개선과 창조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개선은 이미 존재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조금 더 낫게 만드는 과정이다. 고객 만족을 높이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점진적 성과에 그친다.
아이폰은 이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매년 새롭게 나오는 아이폰은 카메라와 배터리를 개선한다. 유용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예측 가능하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첫 아이폰을 내놓았을 때는 달랐다. 전화기, 음악 플레이어, 인터넷을 하나로 결합한 발명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만들었다. 그것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새로운 생활 방식을 제시한 창조적 해답이었다.
Sun-Maid의 건포도 포장 사례도 같은 맥락이다. 소비 감소에 대응해 레시피를 홍보하는 것은 개선의 접근이다. 그러나 아이 간식 시장이라는 전혀 다른 수요를 발견해 작은 상자에 건포도를 포장한 것은 창조적 해답이었다. 엄마는 건강한 간식으로 인식했고, 아이들은 달콤한 간식으로 즐겼다. 이렇게 단순한 발상이 시장의 판도를 바꾼다.
결국 기업은 개선을 넘어서는 창조적 발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퍼센트 단위가 아닌, ‘차원의 도약’을 이룰 수 있다.
"억눌린 창의성. 창의성은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답이 있다."
많은 경영자는 직원들이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외부 전문가에게 창의적 해답을 맡긴다. 그러나 실제로는 직원들 안에 창의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문제는 기업 문화와 시스템이 그것을 억누르는 것이다.
성과가 좋은 조직일수록 절차와 규율이 강조된다. 효율성은 높지만, 아이디어는 위험으로 간주된다. 결과적으로 직원들의 창의성은 발휘되지 못하고, 조직은 스스로 가진 자산을 활용하지 못한다. 이는 커다란 손실이다.
특히 고객과 가까이 있는 직원은 중요한 통찰을 지니고 있다. 서비스 직원과 영업 사원은 무엇이 작동하고 무엇이 작동하지 않는지 직접 경험한다. 이들이 낸 작은 아이디어가 새로운 시장 해답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리더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아이디어를 재단하기 전에, 그것이 자유롭게 쏟아져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한 명의 직원이 낸 열 가지 제안 중 아홉 개는 실패할지라도, 단 하나가 조직을 새로운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그 가능성을 억누르는 것은 스스로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정답을 거침없이 던질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이를 유도하는 질문의 가치"
대부분의 조직은 문제를 분석하고, 데이터를 모으고, 인사이트를 뽑아낸 다음에야 아이디어를 생각하려 한다. 절차는 깔끔하지만, 그렇게 해서 탄생하는 해법은 익숙한 범위를 넘지 못한다.
진정한 도약은 역순에서 시작해야 한다. 먼저 가능한 정답을 거침없이 던지고, 그 다음에 정답의 유용성을 살핀다. 이것이 확산적 사고를 여는 스위치이다. 아이디어를 많이 내면 대부분은 형편없을 것이다. 바로 그 다수의 ‘나쁜’ 아이디어가 뇌의 관성을 깨고 새로운 연결을 만든다. 한 가지 완벽한 답을 집요하게 찾으려 할수록 시야는 좁아지고, 도약의 가능성은 줄어든다.
따라서 리더는 첫 단계에서 질이 아니라 양을 요구해야 한다. 평가와 비판은 뒷순서로 미뤄야 한다. 정답처럼 들리는 문장을 빠르게 많이 만들어내고, 그다음에 무엇이 남는지 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질문의 품질이다. 상황 설명이나 의지 표명은 질문이 아니다. “우리는 Z세대 점유율을 올리고 싶다”는 말은 지시문일 뿐이다. “Z세대가 이 브랜드를 친구처럼 느끼게 만드는 한 문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누구든 답을 내고 싶게 만든다. 질문이 매혹적일수록 정답에서 출발하는 작업은 가속된다.
실행 단계에서도 역산이 필요하다. 일단 매력적인 정답을 하나 고르고, 고객 여정과 채널, 비용 구조를 거꾸로 따라가며 작동 조건을 붙인다. 실험은 작고 빠르게, 실패는 가볍게 설계해야 한다.
"서랍 속에 잠든 아이디어를 다시 꺼낸다."
좋은 아이디어가 처음에는 채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타이밍이 맞지 않거나, 상황이 준비되지 않았거나, 처음에는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곧 나쁜 아이디어였다는 뜻은 아니다.
이 아이디어들은 시간이 지나 다시 빛을 발할 수 있다. 당시에는 외면받았지만, 지금의 문제에는 완벽한 해답이 될 수 있다.
또한 아이디어 발상 과정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직원에게 단 하나의 좋은 아이디어를 요구하면, 정답을 맞춰야 한다는 부담이 창의성을 억누른다. 그러나 열 가지 아이디어를 요구하면, 자유롭게 발산할 수 있다. 대부분은 쓸모없어 보여도, 단 하나가 시장을 바꾸는 힘을 가질 수 있다.
기업은 아이디어가 흘러넘치도록 환경을 만들고, 그중에서 살아남은 것을 발굴해야 한다. 서랍 속에 잠든 아이디어는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그것을 열어보지 않는 것은 스스로 가진 자산을 묻어두는 것과 같다.
"아이디어 발상법, 다시 디자인해야 한다."
브레인스토밍은 오랫동안 창의적 도구로 사용되었지만, 실제로는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형식만 지켜지고, 창의성은 나오지 않는다. 실제 회의실을 들여다보면 몇몇 사람만 발언하고, 나머지는 침묵하거나 눈치를 본다. 테이블에 둘러앉아 누군가의 주도에 따라 흐르는 대화는 창의적 발산이 아니라 참여자간의 권력 관계를 반영한다.
그래서 어떤 조직은 이를 ‘워크아웃’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정의했다. 단순한 회의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대량으로 생성하는 훈련 과정으로 만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작은 장치들이 성과를 크게 바꾼다. 예를 들어, 테이블을 없애면 사람들은 더 이상 숨을 수 없고, 동시에 특정인이 지배하지도 못한다. 모두가 일어나 움직이며, 벽에 아이디어를 붙이고, 그것을 보며 토론한다. 이런 물리적 변화는 심리적 장벽을 허물고 참여를 자연스럽게 만든다. 또한 화이트보드는 아이디어 발상에는 적합하지 않다. 지우고 쓰는 방식은 결국 몇 개의 제한된 아이디어만 남긴다. 반면 대형 포스트잇을 벽에 가득 붙이면, 방 전체가 살아 있는 아이디어 지도로 변한다. 기록은 남고, 비교는 쉬워지고, 발산의 흐름은 끊기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순간을 늦추는 것이다. 발상 단계에서부터 좋은 아이디어만 찾으려 하면, 구성원들은 위축되고 침묵한다. 반대로 “열 개 중 아홉 개는 쓸모없어도 된다”는 메시지를 주면, 사람들은 자유롭게 발언한다. 양이 쌓이면 질이 따라온다는 믿음을 조직이 공유할 때, 비로소 한 개의 빛나는 해답이 나타난다.
결국 아이디어 발상은 단순한 회의가 아니라, 문화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올바르게 설계된 공간과 과정이 있을 때, 조직 안에 억눌려 있던 창의성이 비로소 깨어난다.
Source: McKinsey & Company (5 Sep 2025), "Author Talks: The key to ideation? Start with the answer, not the problem" (ChatGPT 활용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