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 민첩함(agility)을 발휘하려면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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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9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에서 민첩함(agility)을 발휘하려면

행동을 취하기 전에 맞는 것 만을 추구하려 한다면, 당신은 패배할 것이다. 완벽(perfection)보다 신속함(speed)이 으뜸이다. 

WHO 긴급대응 사무차장인 Michael Ryan은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발 빠른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위기 상황에서 민첩함(agility)과 산만함의 차이"

불확실한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선, 눈앞의 상황에서 줌 아웃(zoom out)을 하여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큰 그림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줌 인(zoom in)해서 당장 실행해야 하는 단기적 행동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러나 위기 상황일 수록 수많은 정보들이 범람하기 마련이다. 평소보다 급증하는 이메일과 회의, 새로운 소식들로 주위가 온통 산만해 진다. 주위 상황을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기 힘들고 목전의 세세한 상황들에 초점을 맞추기도 힘들다. 

특정한 영역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연신 이곳에서 저곳으로 정신이 옮겨 다니는 것은 민첩함(agility)이 아니라, 그저 산만함을 뜻한다. 주의가 필요한 곳에 급급하게 신경을 쓸 뿐이지, 전략적으로 주력하거나 의도적으로 우선순위를 안배하지 못한다.

위기 상황에서 리더에게 요구되는 것은 인식(awareness)과 초점(focus)이다. 인식은 좀 더 큰 그림을 보고, 미래와 이후에 전개될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위 상황을 평가하고 변화의 흐름을 간파하며, 잡다한 소음으로부터 유의미한 시그널을 추려낸다. 이러한 인식 이후에, 초점 역량이 요구된다. 초점은 레이저 같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우선 순위가 높은 업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상황에 단호하게 대응하며 필요한 자원을 배치하며, 원칙과 절제력을 가지고 상황을 이끈다

"민첩함을 가로막는 자의식(ego)"

사람들의 자의식은 과거의 성공 경험과 익숙함에 끌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전에 없던 위기나 개벽에 가까운 변화가 발생하면, 과거의 경험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자의식은 이전에 알고 이해했던 세상에 더욱 더 매달리기 쉽다. 리더의 자의식이 민첩함을 저해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잠시 사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자신이 지닌 명성과 자산, 영향력에 대한 집착을 떨쳐 놓고 우리 조직의 미션과 생존을 위해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자문해야 한다. 자신이 질문에 대한 모든 답을 알고 있지 않음을 겸허히 인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조언을 청하고 새로운 관점과 지원을 요청해야 한다. 자신의 두 눈(two eyes) 만으로는 미지의 상황을 바라보기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리더가 사심을 버리는 것은 리더의 자신감(self-confidence)과 동전의 양면처럼 병행된다. 자의식을 떨쳐버리는 행위는 동시에 리더의 확신에 기반하며, 구성원들에게 리더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한다. 리더의 모습에 감화된 구성원들은 계산된 리스크를 과감히 받아들이고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민첩하게 의사결정하며 위기 상황에서 최적의 속도감을 발휘하며 대응하게 된다.

"공감(empathy)과 연민(compassion)의 차이"

공감은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고 같이 느낄 수 있는 역량이다. 리더쉽의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나, 위기 상황에선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공감이 민첩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리더는 위기 상황에서 외과의사와 같이 생각해야 한다. 외과의사는 "이렇게 하면 환자가 아플 텐데, 앞으로 2달간 회복 과정에서 환자가 매우 고통스러울 텐데"라고 생각하며 주저하지 않는다. 외과의사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또는 오늘보다 더 나은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지금 해야 할 시술을 묵묵히 한다. 

때로는 당장 사람들의 삶을 고통에 처하게 만드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수 있다. 공감력이 뛰어난 사람은 상대에게 상처 주는 행위를 하기 싫어한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는 리더가 해야 할 일을 제때에 하지 않음으로써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공감과 연민은 심리학 관점에서 전혀 다른 특성을 지닌다. 공감(empathy)은 다른 사람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고 발현된다. 하지만 그 감정은 온전히 내 마음 안에 머무른다. 반면에 연민(compassion)은 좀 더 건설적이다. 상대의 마음에 공감하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외부 지향적으로 발전한다. 마음으로만 공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상대를 도와주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까지 이어지는 것이다.

요컨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에서는 리더의 민첩함이 그 어느 때보다 빛을 발휘한다. 리더는 쏟아지는 뉴스 속에서도 산만해지지 않고, 폭넓은 시각으로 상황을 이해하고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지난 성공경험과 자의식에 얽매이지 않고, 겸허히 집단의 지혜를 모으고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구성원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제스처만을 취하는 게 아니라, 당장은 싫은 소리를 들을 수 있더라도 필요한 행동을 적시에 단호히 취함으로써 결국 구성원들을 더 나은 상황으로 이끌고 간다. 

Source:  Rasmus Hougaard, Jacqueline Carter (Apr 2020), "Perfectionism Will Slow You Down in a Crisis", HBR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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