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거슬러 성장(growth)하는 기업들의 원칙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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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24일 토요일

시장을 거슬러 성장(growth)하는 기업들의 원칙

많은 기업들이 잘 기획된 신사업과 성장 프로그램들을 추진한다. 그런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지닌 성장 잠재력의 일부만 발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지난 수년간 탁월한 성장을 구가한 기업들을 분석해 보면, 이 기업들이 과거의 패턴을 깨뜨리고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던 원칙들이 있다. 


첫째, 그릇된 신화(myths)는 잊어라.


위기 상황에서 성장을 추구하면 당장 눈 앞의 이슈를 극복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믿음이 있다.  


그런데 McKinsey 분석에 따르면, 침체기에 성장에 투자한 회사들이 이후에도 건강한 현금 흐름과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시장 상황이 어려울 때 현안에 집중하며 회복기를 기다린 기업들은 경쟁사 보다 우위를 창출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변혁적 성장을 추구하기에 완벽한 시간이란 없다. 즉 기다림은 어떤 목적도 의미도 없는 행위이다. 성장을 달성했던 기업들은 이구동성으로 더 빠르게 시작하지 않았음을 아쉬워하지, 더 기다리지 않았음을 후회하지 않는다.


또 다른 믿음으로는 성장은 경영자가 컨트롤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장 상황과 경쟁 역학, 그리고 운칠기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물론 외부 요소들과 운이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다양한 산업들을 살펴본 결과, 동일 산업 내에서 고성과 기업과 저성가 기업들의 성장 역량에 대한 평가가 20~46% 포인트 차이가 났다. 어느 산업에서든 경쟁사를 앞질러 가는 성장 기업이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동일한 외부 상황에서도 내부의 의지와 역량에 따라 적지 않은 성과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둘째, 작년 경영실적을 가감해 올해 목표를 세우지 마라.


사업 목표를 세울 때 기업들이 흔히 하는 방법은,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경험과 의지치를 반영해 수치를 가감해 올해 계획을 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식은 거의 언제나 생산적이지 않다.


굳이 급작스런 코로나 상황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시장 상황은 갈수록 연간 비교하는 방식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과거 추세에 따른 계획 수립은 심지어 판단력 부족과 어리석은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


디지털화가 가속화될 수록 경영자는 그간 의지해왔던 과거 선례와 추세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 새롭게 전개되는 시장 상황과 성장 기회에 눈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 계획을 수립할 때 제로 베이스에서 처음부터 그리는 시도가 필요하다. 제로 베이스 접근법을 취한 경영자들이 전년 대비 사업 목표를 수립했을 때보다 40% 더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는 McKinsey 분석도 있다.


제로 베이스 접근법은 주로 비용 계획을 수립할 때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고성과 기업들은 사업 계획을 수립할 때도 비용 분석을 하 듯이 각각의 요소로 쪼개기 시작했다. 고객 여정, 브랜드, 제품 라인업, 영업 활동 등 각 요소를 원가 요소 나누듯이 분리한 다음에, 회사 내부의 고성과 팀이나 우수 경쟁사들의 실적 기준으로 각 요소별로 최적의 성과 목표를 설정한다. 각 요소별로 기존의 관성적인 목표나 관행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기술과 업무방식 도입으로 더 나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살펴보며, 외부 상황을 핑계로 실적 부진을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을 거부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 온라인 채널이 지금까지는 급성장했으나 이제 점진적으로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다..." 이런 추세적인 흐름에 대한 관성적 예상을 깨뜨리고 신선한 마케팅 전략과 영업 활동, 고객 관리 프로그램, 그리고 오프라인과 온라인간 시너지 활동을 통해 새로운 반전을 달성한 유통업체의 사례도 있다. 


전년 대비 사업 계획, 과거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추세선에 안주하는 안락함을 즐기는 기업이 있고, 언제나 제로 베이스에서 새로운 성장선을 그리려는 기업이 있다. 선택과 그 선택에 따른 수고스러움과 과실은 다를 게 뻔하다.


셋째, 한 번의 빅뱅으로 성장의 꿈을 이룰 수 없다.


한 번의 시도로 대박 성장을 달성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두 자릿수 성장을 거둔 회사들을 보면, 주요 성장 동력들을 몇 개 식별한 다음에 적정한 규모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일련의 시도들을 복수로 진행한다. 그리고 한 번의 대박이 아니라, 의미 있고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의 소규모 성장들을 연이어 달성한다.


고성과 기업은 급작스럽게 성과를 개선하는 새로운 방식을 창조한 게 아니다. 시장에서 검증된 방식이나 부상하는 솔루션을 탐색하기 위해 회사 밖을 살피는 데 시간을 들이며, 이렇게 찾아낸 방법을 실제 성장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과 끈기를 발휘한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일련의 성장 프로그램들의 파이프라인을 늘 새롭게 보충해야 한다. 1분기 만에 달성할 수 있는 퀵 개선과제, 1분기에서 3분기 안에 추진할 수 있는 운영 개선 과제, 그리고 3년간 수행될 수 있는 장기 전략 과제들이 균형 있게 추구되어야 한다.  


이들 파이프라인 성장 과제들은 제로 베이스 접근법에 따라 파악한 다양한 성장 기회들을 담고 있어야 하며, 지속적으로 리뷰와 우선순위 재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각 과제들의 진전 상황과 성과 현황을 살펴보면서 주기적으로 과제들의 조합이 적절하게 갱신되어야 한다.


아무리 전도유망한 사업 아이디어와 성장 전략도 효과적으로 실행되지 않으면 성과로 이어질 수 없다. 탁월한 성장 실적을 보여준 기업들은 업무운영 개선과 비용 효율화에 들이는 노력만큼 성장 활동에도 동일한 공을 들인다. 그리고 성과지표와 단계별 마일스톤을 통해서 성장 활동을 수시로 모니터링하며 직원들을 동기부여하고 책임도 높게 부여한다.


결국은 아이디어의 질만큼이나 실행의 질이 기업 성장의 관건이다.


Source: Michael Betz, Joy Chen, Rock Khanna, and Duncan Miller (Apr 2021), "Seven principles for achieving transformational growth", McKinsey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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