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의 위기, 오늘도 표류하는 기업들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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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12일 토요일

전략의 위기, 오늘도 표류하는 기업들

변동성과 파괴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전략이란 게 여전히 유효한가? 많은 시간과 자원을 소모하면서 정작 경영 현장과 괴리되어 있지는 않는가?


회사가 전략을 버린다고 잃을 게 있을까? 경영자들은 회사의 전략에 확신을 지니고 있는가? 경영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 옛날의 전략은 어디로 갔을까?"


경영학의 대가인 Alfred Chandler는 전략은 기업의 장기 목표를 결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동 방향을 설정하고 경영자원을 배분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처럼 전략은 회사가 지닌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회사인가? 왜 우리 회사는 존재하는가?


그런데 PwC가 6,000명 이상의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응답자의 37%만이 회사에 명확한 전략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열 군데 회사 중에 4개는 적절한 방향성 없이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경영자들은 이른바 전략(strategy)과 구성원들이 매일 수행하는 업무 간에 연결점도 쉽사리 찾지 못하고 있다. 


조사 대상자의 20%만이 전략 달성에 필요한 핵심 역량이 잘 정의되어 있고, 조직내 다양한 구성원들이 명확히 인지하고 또 공감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성공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구축하고 키워 나가기 위해 적절한 사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는 응답은 16%로 줄어든다. 핵심 역량에 대한 고려가 회사의 예산 정책이나 경영진 평가 등 경영 프로세스에 반영되어 있다는 응답은 13%였다.


"전략은 사치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중장기 전략은 너무 느리고 비현실적이다. 하루 아침에 급변하는 세상에서 리더들은 재빠른 반응에 대한 압박감을 느낀다.


긴 호흡으로 오랜 시간을 두고 우위를 구축하는 작업 보다는, 수많은 새로운 계획들을 런칭하고 재빨리 성장을 타진하는 데 몰두한다. 


전략은 개념적인 방향성과 이론에 치우쳐, 사고(think)에 집중하며 행동(doing)이 결여되어 있다.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조직적인 활동이 과도하게 투입되며 심지어 관료주의적인 것처럼 인식된다.


"존재(existing)에 집중할 것인가?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그런데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 새로운 계획을 끊임없이 런칭하거나 분기별 타겟을 추구하는 것으론 현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회사는 시장에서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 그리고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에 대해 매우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시장에서 남들과 차별화하고 실제적인 경쟁 우위를 구축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를 위해서 어디에 투자해야 하고 일관성 있게 어떤 의사결정과 방침을 고수할 것인가? 이런 의사결정이 바로 전략이다.


전략적인 회사는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지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다른 회사보다 더 잘할 수 있고 차별화할 수 있는 역량을 구체적으로 정의한다. 그 역량을 시장 선도자 수준으로 구축하는데 주력한다. 그리고 좌고우면 하지 않고 이렇게 승리하기로 목표한 시장에 레이저처럼 집중하고 성과를 만들어낸다.


PwC 조사에 따르면, 이런 분명한 전략과 일관된 실행을 보여준 회사들은 타사 보다 평균 성장률이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평균 수익률도 2배 이상 높았다. 익히 잘 알려진 Amazon, Apple, IKEA, Walmart 등이 해당한다. 


"시장과 경쟁의 안개(fog) 속에 허둥대지 말고, 기본을 지킨다."


전략이 작동하기 위해선 회사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식별하는 작업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고객과 시장은 어디로 향해가고 있는지, 회사가 지금까지 잘해왔던 것은 무엇인지 반추가 필요하다. 그리고 경영자는 경쟁사와 차별적으로 탁월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특정 역량에 주력할 것인지 선택(choice)해야 한다. 


이렇게 전략 방향이 결정되었다면 일상의 업무 프로세스와 조직 곳곳, 그리고 개개 구성원들의 머리와 마음에 전략이 일관되게 스며들도록 지겹도록 반복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Source: strategy& (2019), "The Strategy Cr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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