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넘쳐날수록, 직관(intuition)의 힘도 커진다.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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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20

데이터가 넘쳐날수록, 직관(intuition)의 힘도 커진다.

오늘날의 리더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풍부한 데이터에 노출되어 있다. 실시간 대시보드, 고객 행동 분석, AI 예측 모델, 수익성 시뮬레이션까지. 정보가 없어서 판단하지 못하는 시대는 지났다. 진짜 문제는 데이터가 너무 많아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과잉된 데이터는 오히려 결정 장애를 만든다. 숫자는 많지만 방향은 없다. 여러 보고서가 서로 다른 메시지를 줄 때, 리더는 결국 자신 안의 기준을 찾아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직관은 강력한 판단 도구가 된다.


직관은 데이터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데이터를 읽는 ‘방식’이다. 잘 훈련된 리더는 어떤 데이터가 본질이고, 어떤 것은 노이즈인지 구별할 수 있다. 수치의 의미를 해석하고, 문맥에 따라 무게를 다르게 두는 능력이다. 이 능력은 단순한 분석력이 아니라, 반복된 판단 속에서 훈련된 직관에서 나온다.


한 글로벌 기업의 CFO는 이렇게 말한다. “분석은 85%까지 나를 데려간다. 나머지 15%는 내 감각이 한다.” 이 감각은 비논리가 아니다. 논리를 넘어서 작동하는 고도의 판단이다. 복잡한 시장, 모순되는 시그널, 불완전한 데이터 속에서도,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신감은 바로 이 직관에서 비롯된다.


결국,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직관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다. 정보가 아니라 통찰이 필요한 순간, 리더는 숫자보다 감각을 따라야 한다.



"직관은 본능이 아니라 경험이 만든 연산 과정이다."


직관은 흔히 ‘감으로 때리는 것’처럼 여겨지곤 한다. 마치 타고난 촉이나 감각으로 순식간에 결정을 내리는 신비한 능력처럼 포장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직관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것은 본능이 아니라, 수많은 경험과 정보, 그리고 맥락적 학습이 축적되어 만들어진 무의식적 연산 과정이다.


직관은 특정 순간에 번뜩이는 영감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수천 개의 판단과 피드백이 쌓여 있다. 인간의 뇌는 수년간 겪은 패턴과 감정을 무의식적으로 저장하고, 유사한 상황이 왔을 때 빠르게 결론을 내려준다. 이 과정을 의식하지 못할 뿐, 뇌는 고도로 훈련된 알고리즘처럼 작동한다.


한 투자자가 스타트업에 대해 “왠지 될 것 같다”고 느낄 때, 그것은 단순한 촉이 아니다. 수많은 피치덱을 보고, 창업자와 대화해온 경험, 실패한 기업에서 느꼈던 정서적 단서들이 조용히 작동한 결과다. 직관은 감정과 데이터, 기억과 맥락이 결합된 심층 판단이다. 외부에선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명확하고 일관된 신호로 작동한다.


중요한 건, 직관이 단순히 쌓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리더는 반복된 판단을 통해 내면의 알고리즘을 훈련해야 한다. 잘못된 판단에서 배우지 않으면 그 알고리즘은 왜곡된다. 반대로, 지속적인 성찰과 경험 분석이 병행되면, 직관은 점점 더 정교해진다.


즉, 직관은 우연이 아니라 훈련의 산물이다. 경험을 분석하고, 패턴을 되짚으며, 감정의 흔적까지 정리하는 리더만이, 정확한 직관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직관이 감이 아닌, ‘연산된 판단’인 이유다.



"직관이 잘 작동하는 리더는 무엇이 다를까?"


직관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모두에게 똑같이 작동하지 않는다. 어떤 리더는 직감을 통해 빠르고 정확하게 결정을 내리는 반면, 어떤 리더는 불안이나 편견을 직감으로 착각해 잘못된 선택을 반복한다. 두 사람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핵심은 ‘직관을 얼마나 잘 훈련시켰는가’에 있다.


첫째, 경험의 폭과 깊이다. 다양한 위기 상황, 조직 변화, 시장 확장을 직접 겪은 리더는 자연스럽게 더 많은 패턴을 인식하게 된다. 반복된 상황 속에서 미묘한 신호를 감지하는 능력이 생긴다. 예를 들어, 두 번 이상 구조조정을 경험한 CEO는 숫자보다 먼저 조직 내 분위기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직관은 경험이 만든 내부 알고리즘이다.


둘째, 체계적인 되돌아보기다. 단순히 많은 경험을 했다고 직관이 정확해지는 것은 아니다. 효과적인 리더는 의사결정이 끝난 후,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그때 어떤 느낌을 가졌는지를 되짚어본다. 성공이든 실패든 그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다음 판단의 정확도를 높인다. 이는 일종의 ‘직관 로그’를 축적하는 것이다.


셋째, 문맥을 구별하는 능력이다. 직관이 유효한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구분할 줄 아는 리더는, 더 신뢰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린다. 예를 들어, 한 임원은 “법률 검토에는 직감을 쓰지 않지만, 인재 판단에서는 오히려 직감을 더 믿는다”고 말한다. 자신이 직관에 대해 잘 알고 있을수록, 오용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조용한 신호를 들을 줄 아는 감각이다. 훌륭한 리더는 속도보다 ‘정적의 순간’을 소중히 여긴다. 중요한 결정은 회의 중이 아니라, 회의 사이의 침묵 속에서 떠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진짜 직관은 조용히 올라온다. 그리고 그 신호를 들을 수 있는 사람만이, 복잡한 상황에서도 선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리더를 위한 직관 훈련법"


직관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훈련을 통해 정밀해질 수 있는 일종의 ‘인지 도구’다. 숙련된 리더는 이를 단순한 감에 의존하지 않고, 반복적이고 의도적인 연습을 통해 점점 더 날카롭게 만든다. 마치 근육처럼, 직관도 반복해서 써야 강해진다.


첫 번째 훈련은 ‘평정 테스트’다. 어떤 결정을 내리기 직전,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내가 완전히 평온한 상태라면 이 결정을 똑같이 내릴까?” 이 질문은 감정적 충동과 직관적 명확성을 구분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긴장, 분노, 불안은 때때로 직감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진짜 직관은 조용하고 단단하다.


두 번째는 ‘의사결정 회고’다. 중요한 결정을 내린 직후, 간단히 기록한다. 어떤 정보에 주목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적어둔다. 그리고 한 달 뒤에 그 결정을 다시 들여다본다. 이런 반복은 스스로의 판단 패턴을 인식하게 해주고, 향후 유사한 상황에서 정확도를 높여준다.


세 번째는 ‘맥락 명확히 하기’다. 자신이 지금 어떤 단계에 있는지를 의식적으로 구분한다. 정보를 수집 중인지, 신호를 해석 중인지, 불확실성과 함께 멈춰 있는 상태인지, 혹은 결정의 명확성이 왔는지를 말로 표현해본다. 이런 언어화는 불필요한 조바심을 줄여주고, 과정을 더 안정적으로 만든다.


마지막으로, ‘작은 결정부터 감각 키우기’다. 회의 중 언제 말할지, 어떤 제안을 채택할지, 누구를 따로 만나볼지 같은 일상의 마이크로 결정에서도 직관을 의식적으로 써본다. 작은 실천이 쌓일수록, 큰 결정 앞에서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나침반이 생긴다.



"직감은 실행될 때 힘을 가진다."


직관적 의사결정에서 자주 간과되는 마지막 요소가 있다. 바로 결단력(action)이다. 직감은 그 자체로 통찰이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길 의지와 속도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직감의 진짜 가치는 행동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발휘된다.


이러한 실행은 이후 직관의 정확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직감을 행동으로 옮겨보고, 그 결과를 확인하며 내면의 신호체계가 더욱 정교해진다. 실행을 반복하는 리더일수록, 다음 번 직감의 신뢰도도 함께 높아진다.


즉, 직감은 단지 결정을 “도와주는 도구”가 아니다. 실제 결과를 “형성하는 도구”다. 많은 리더가 직감을 느끼고도 실행을 미룬다. 리스크가 두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감은 조용한 확신이지, 소극적 신호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직감이 아니라 그 이후의 선택이다. 리더는 결국 행동으로 말한다. 그리고 그 행동은, 직감을 가치로 바꾸는 유일한 방식이다.


Source: Laura Huang (July 17, 2025), "How CEOs Hone and Harness Their Intuition?", Harvard Business Review Blog. (ChatGPT 활용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