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를 힘든 길로 유인하는 커브볼 경쟁 전략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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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1일 토요일

경쟁사를 힘든 길로 유인하는 커브볼 경쟁 전략

커브볼 경쟁 전략 (Curveball strategy)

기업은 다른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고 살아 남아야 한다. 부드럽지만 주도 면밀한 계획으로 경쟁사를 현혹시키고 승리를 견고히 하는 커브볼 전략에 대해 살펴본다.

모든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경쟁 상황에 처해있다. 그럭저럭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있거나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다고 해서 자족할 수만은 없다. 경쟁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업이라도 그 자신의 시장 점유율을 계속 늘려나가지 않으면 결국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는 것이다. 경쟁이 불가피하다면 문제는 그럼 어떻게 경쟁을 승리로 이끄느냐 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부사장인 George Stalk은 그의 저서 “피도 눈물도 없이 경영하라(Hardball, 2004)”를 통해 냉철하고 적극적인 도전 의식을 강조했다. 소프트볼에 비해 하드볼 게임은 운영 방식이 더욱 치열하고 승리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비즈니스에서 하드볼 플레이어는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오늘 누리고 있는 경쟁 우위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내일을 준비한다. 때로는 법의 테두리 내에서 매우 거친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여 경쟁사를 넉 다운시켜버린다. 이를 위해 단번에 강력한 공격을 퍼붓기도 하고 경쟁사의 핵심 수익 기반에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

경쟁사를 힘든 길로 유인하라

그런데 거세게 몰아치는 것만이 최적의 경쟁 전략은 아니다. George Stalk은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글을 통해 커브볼 전략을 제시한다. 하드볼 전략이 경쟁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고 가시적인 공세를 가하는 것이라면 커브볼 전략은 우회적인 방식을 취한다. 경쟁사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하지 않을 우둔한 행동을 취하게 유도함으로써 실리를 취하는 그야말로 유인구 전략이다.

대표적인 커브볼 전략은 경쟁사를 겉은 화려하지만 실상은 매력적이지 못한 시장으로 유인하는 것이다. Ecolab은 청소 세제 및 소독제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미국에서 Ecolab의 고객은 제공되는 서비스 비용에 따라 세분화될 수 있다. 가장 최소의 비용이 발생하는 고객은 식당과 병원 등 거대한 매장을 가지고 있고 전국적인 체인망을 가진 거래처이다. 이런 대규모 거래처는 중앙의 구매 부서를 통해 일원화된 구매를 하고 있어서 거래 비용도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다. 이에 반해 고비용을 유발시키는 고객은 규모가 영세한 독립 매장들이었다. 이런 소규모 거래처들은 Ecolab이 협상력을 가지고 더 높은 가격을 매길 수는 있었지만 개별 거래 비용이 더욱 많이 소요되었다. Ecolab은 대규모 체인 고객을 집중 공략하기로 하고 외견상 매력적으로 보이고 매출 규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규모 영세 업체들은 경쟁사로 몰아주기로 했다. 영세 업체의 납품 입찰에서 경쟁사에 질 정도의 높은 가격을 책정하면서 동시에 경쟁사의 마진에 압박을 가할 정도의 낮은 가격을 입찰하는 센스도 놓치지 않았다. 경쟁사는 영세 업체라는 비경쟁시장에서 초기에 큰 성과를 보이고 매출을 늘려갔으나 지속적으로 수익이 침식당하게 된다.
이외에도 자사의 성공 비결을 숨김으로써 경쟁사의 대응을 더디게 할 수 있다. 또한 겉으로 보이는 일반적인 모습만 벤치마킹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성과 없이 체력만 소진시킬 수도 있다.

변화구를 구사하라


경쟁사보다 압도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면 정면 공격이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위력이 대단한 직구라 하더라도 단조롭게 구사되면 타자한테 얻어 맞기 십상이다. 주어진 자원이 부족할수록 우회 공격이 더욱 효율적이다. 경쟁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방식으로 공략함으로써 경쟁사를 혼미하게 만들고 새로운 전환의 기회를 포착할 수도 있다. 투수가 직구와 함께 끊임없이 변화구를 연마하듯 창의적인 경쟁 전략의 시도가 필요하다.

(장강일. LG주간경제 200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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