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plan)은 어제의 정답에 불과하다.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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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17

계획(plan)은 어제의 정답에 불과하다.

우리는 계획을 안전망처럼 믿어왔다. 세밀한 간트 차트, 장기 로드맵, 미션 스테이트먼트가 있으면 마치 미래가 우리 손 안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다르게 움직인다. 제품 출시 직전 경쟁사의 돌발 전략, 조직 개편 과정의 예기치 못한 반발, 고객의 갑작스러운 요구 변화는 그 사실을 증명한다. 계획은 틀렸던 것이 아니라, 이미 지나간 조건을 기반으로 세워졌기 때문에 무너진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깨달음이 있다. 계획은 절대적 통제력을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계획은 ‘어제의 정답’에 불과하다. 오늘의 복잡한 세계에서는 계획이 아니라 대응력이 리더십의 핵심 자산이 된다. 훌륭한 리더는 완벽한 계획을 짜는 데 집착하지 않는다. 대신 계획이 무너진 순간, 팀이 얼마나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에 주목한다.


음악으로 비유하면 전통적 리더십은 지휘자가 모든 음을 통제하는 오케스트라와 같았다. 그러나 오늘날의 경영은 재즈 밴드와 비슷하다. 각자가 상대의 리듬을 듣고, 필요할 때 앞에 나서고, 다시 물러나는 방식으로 즉흥적으로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계획은 지침일 뿐이고, 진짜 실력은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이했을 때 발휘된다.



"불확실성은 예외적인 게 아니다. 예측에 대한 집착을 버려라."


많은 리더가 저지르는 실수는 불확실성을 일시적인 방해물로 취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불확실성은 환경 그 자체이다. 우리가 세운 정교한 계획은 종종 “무엇이 일어날지”에 집중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만약 그렇지 않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이다.


군대의 ‘미션 커맨드(mission command)’ 개념은 여기에 해답을 준다. 목표만 명확히 제시하고, 실행은 현장에 맡기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지휘 체계의 분산이 아니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자율성의 위임이다. 이 구조 덕분에 상황이 바뀌어도 팀은 즉시 적응할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불확실성을 없애려는 집착 대신, 변화에 맞추어 움직일 수 있는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정답을 맞히는 교육은 효율을 높이지만, 예측할 수 없는 신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실험과 변주이다. 따라서 리더는 더 많은 규칙을 만들 것이 아니라, 변화를 수용할 준비도를 높여야 한다.


이 사고의 전환은 쉽지 않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순간, 조직은 더 이상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다. 계획은 고정된 길을 보여주지 않는다. 대신 방향성을 알려주고, 변화 속에서도 나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도구가 된다.



"창의성과 통제는 배타적이지 않다."


리더십에 흔히 존재하는 오해는 창의성과 통제가 서로 배타적이라는 믿음이다. 하지만 실제로 가장 창의적인 조직은 통제를 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규율을 전략적으로 심어 두고, 그 위에서 자유롭게 변주한다.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의 혁신 기업들은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한다. 덕분에 직원들은 자신이 어느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지 이해한다. 이는 혼란(chaos)이 아니라 ‘지능적 탄력성(intelligent elasticity)’이다. 위기 속에서도 조직은 부서지지 않고 유연하게 움직인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원칙이 안전망 역할을 한다. 명확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직원들은 즉흥적 결정을 내릴 때도 조직의 방향성과 충돌하지 않는다. 리더의 임무는 자유를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뒷받침하는 틀을 만드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조직은 위기 속에서 새 질서를 창출할 수 있다. 통제는 창의성의 적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뼈대이다. 창의성과 통제가 균형을 이룰 때, 조직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기회로 바꿀 수 있다.



"계획(plan)과 함께, 전환(pivot)을 준비한다."


즉흥성은 즉각적인 재능이 아니라 훈련으로 다져진 능력이다. 의료 현장의 “보고, 해보고, 가르친다” 원칙은 이를 잘 보여준다. 단순히 지식을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 상황에서 해보고, 그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 비로소 몸에 배게 된다.


혁신 기업과 군 조직 모두 이 방식을 활용한다. 단순히 시뮬레이션을 넘어, 일부러 변수를 던지고 압박 상황을 만든다. 이는 사람을 실패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패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함이다. 이렇게 축적된 경험은 개인을 넘어 조직 전체의 집단적 기억으로 남는다.


리더는 이런 학습 과정을 문화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일시적 교육으로는 부족하다.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변수를 경험하고 대응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 결과 조직은 단순히 계획을 따르는 집단이 아니라, 언제든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는 유연한 집단으로 성장한다.


즉흥성은 준비 없는 자유가 아니다. 규율 속에서 다져진 자유이며, 위기 순간에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저항은 실패가 아니라 소중한 신호이다."


변화를 시도하는 리더라면 반드시 저항을 만난다. 많은 리더가 이를 실패의 증거로 받아들이지만, 실제로 저항은 가장 소중한 데이터이다. 모두가 아무 말 없이 동의할 때가 오히려 위험하다. 이는 사람들이 문제를 직시하지 않거나, 발언할 권리가 없다고 느낀다는 뜻이다.


건강한 조직은 마찰과 불일치를 허용한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혼란은 결함이 아니라 진단이다. 어디서 시스템이 경직되었는지, 어떤 전제가 깨져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저항은 조직의 약점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다.


리더는 저항을 억누르지 말고, 저항이 던지는 메시지를 읽어야 한다. 이는 불만이 아니라 피드백이며, 변화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저항을 관리하는 리더가 아니라, 저항을 활용하는 리더가 조직을 진정으로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사람에 맞춰 시스템을 설계하지 않는다."


많은 조직은 이상적 조건과 이상적 인력에 맞추어 시스템을 설계한다. 그러나 현실은 항상 예기치 못한 변수를 던진다. 핵심 인재가 떠나거나, 외부 환경이 바뀌면 시스템은 쉽게 무너진다.


탁월한 조직은 다른 방식을 취한다. 사람을 교체 가능한 부품으로 보지 않고, 시스템 그 자체로 본다. 즉, 관계망, 정보의 흐름, 의사결정 방식, 역할의 교차 지원이 하나의 살아 있는 구조를 이룬다. 한 사람이 빠져도 네트워크가 이를 흡수하며, 문화와 방식은 인적 자원의 이동에도 지속된다. 이는 단순한 구조 설계가 아니라 문화 구축이다. 조직 문화가 개인이 아닌 관계와 업무 방식에 내재화될 때, 조직은 흔들리지 않는다.


리더는 이러한 네트워크적 강인성을 구축해야 한다. 권한을 분산하면서도 책임을 명확히 하고, 의사소통의 통로를 활발히 유지하며, 누구나 대체 가능한 협업 구조를 만든다. 이렇게 설계된 조직은 외부 충격에도 유연하게 적응하고, 문화적 일관성을 유지한다.



"우리가 버려야 하는 것은 계획이 아니라, 계획에 대한 착각이다."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은 계획 그 자체가 아니다. 버려야 할 것은 계획이 통제를 보장한다는 착각이다. 새로운 계획의 패러다임은 불확실성을 전제로 한다. 고객은 언제든 마음을 바꾸고, 시장은 한순간에 규칙을 새로 쓴다.


따라서 진짜 리더십은 계획이 무너지지 않게 붙잡는 것이 아니다. 무너졌을 때 재빨리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즉흥성과 규율이 결합된 리더십, 전환에 강한 팀, 갈등을 흡수하는 문화가 바로 미래의 경쟁력이다.


앞으로 살아남는 조직은 최고의 계획을 가진 곳이 아니다. 계획이 깨졌을 때 가장 훌륭한 대응을 보여주는 곳이다. 결국 리더의 질문은 “계획을 어떻게 완벽하게 만들까”가 아니라, “계획이 무너진 다음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


Source: Jeff DeGraff (24 Jul 2025), "Here’s Why Improvising Works Better Than Planning", Inc. (ChatGPT 활용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