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누군가를 실망시켜야 한다. 문제는 그것이 '전략적인가' 이다.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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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6

리더는 누군가를 실망시켜야 한다. 문제는 그것이 '전략적인가' 이다.

애플이 2016년 아이폰7에서 이어폰 잭을 제거했을 때, 대중의 반응은 격렬했다. 기술 리뷰어들은 ‘사용자에 대한 적대 행위’라고 비난했고, 경쟁사는 조롱 섞인 광고를 내보냈으며, 고객들은 항의 서명을 돌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무선 이어폰의 대중화는 이 결정을 혁신의 상징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 사례가 보여주는 핵심은 간단하다. 의미 있는 혁신은 때때로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진정한 리더는 그 실망을 전략적으로 설계할 줄 아는 사람이다.


대부분의 리더십 조언은 ‘사람을 동기부여하고, 모두를 참여시키며, 공감대를 형성하라’는 말로 요약된다. 그러나 리더가 조직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수록, 더 많은 사람을 실망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때 필요한 것은 모두를 만족시키는 전략이 아니라, 의미 있는 미래를 위해 누구를 실망시킬지를 의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통찰과 용기다.


혁신은 기존의 기대를 깨뜨릴 때 시작된다. 넷플릭스의 DVD 폐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탈중심 전략처럼, 초기에 거센 반발을 불러왔던 결정들이 결국 시장의 판을 바꾸었다. 그들은 단순히 ‘용감했다’기보다, ‘전략적으로 실망시킬 줄 아는 리더’였던 것이다.



"성공은 새로운 기대의 덫을 만든다."


성공은 종종 다음 결정을 더 어렵게 만든다. 이유는 명확하다. 사람들은 성공 이후에도 같은 방식의 ‘더 많은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작가 레베카 솔닛은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성공은 실패로 가득하다. 주변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당신은 그 기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다.”


기술 업계는 이 압박이 특히 강하다. 하나의 혁신이 세상에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 다음 기대는 그 혁신 자체를 제한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가 DVD 배송에서 스트리밍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80만 명의 구독자가 이탈했고, 주가는 77% 폭락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그 결정을 넷플릭스의 미래를 지켜낸 ‘전환점’으로 기억한다.


리더는 모든 기대를 수용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기대를 깨뜨릴 것인가를 선택하는 판단력이다. 기대를 벗어나는 순간 실망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 실망이 조직의 방향성과 일치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면,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다.



"진짜 자신감은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감 있는 리더’가 강력한 리더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말한다. “자신감은 판단의 정확성을 반영하지 않는다. 그것은 정보를 처리하기 쉬운 정도에 따라 생기는 감정일 뿐이다.”


쉽게 말해,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러우면 우리는 그것을 ‘옳다’고 느끼지만, 실제로 그것이 맞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리더가 자신 있게 내놓은 전략이 사실은 이야기가 매끄러워서 납득된 것일 뿐, 실제로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착각은 특히 기술 기반 의사결정에서 위험하다. 조직은 AI, 블록체인, Web3 같은 화두가 뜰 때마다 “우리는 이 기술에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충분한 검토 없이 ‘일단 보여주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곤 한다.


그러나 진짜 자신감은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명확히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것이 진짜 ‘전략적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의사결정을 정리하는 4개의 좌표, 전략적 실망 매트릭스"


리더가 내리는 결정은 ‘정보의 확실성’과 ‘사람들의 실망도’라는 두 가지 축에서 설명할 수 있다. 이를 매트릭스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유형이 나온다.


1. 고확신 / 저실망:

데이터가 명확하고, 조직 내 반발도 적은 ‘쉬운 결정’. 즉시 실행 가능하며, 위험은 적지만, 혁신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2. 고확신 / 고실망:

데이터는 명확하지만, 구성원들의 실망이 큰 결정. 예를 들어, 오래된 제품 라인 중단, 비용 절감 구조조정 등. 명확한 근거와 소통 전략이 동반되어야 실망을 최소화할 수 있다.


3. 저확신 / 저실망:

실험 공간. 작게 테스트하고, 실패해도 타격이 적다. 이 공간에서 얻은 데이터는 향후 고확신 / 고실망 영역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략적 학습의 장이다.


4. 저확신 / 고실망:

위험이 크고 실망도 큰 ‘정면 돌파형’ 결정. Airbnb나 AWS 초기 투자처럼, 성공 시에는 시장을 바꾸지만 실패 시에는 조직을 흔드는 선택이다. 이 영역은 리더의 신념과 통찰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영역이다.


이 매트릭스를 통해 리더는 단순히 ‘옳은 결정’을 찾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와 실망의 조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설계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실망을 연습하라."


사회학자 트레시 맥밀런 컷텀은 말했다.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는 능력은 중요한 삶의 기술이다.”

그녀는 사람들이 하루에 한 번, 의도적으로 누군가를 실망시키는 연습을 해보라고 권한다. 그 연습이 리더에게 필요한 이유는, 진짜 리더십은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우선순위로 둘 것인지의 선택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리더에게 필요한 실천 방안은 다음과 같다:

  • 생산적인 실망과 불필요한 실망을 구분하라. 모두가 싫어할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그 결정이 궁극적으로 성장과 연결되는지 확인하라.

  • 투명한 의사결정 기준을 설정하라. 가치의 우선순위를 조직과 공유하고, 어떤 기준으로 결정을 내렸는지를 설명하라.

  • 장기적 관점에서 설명하라. 지금의 고통이 왜 필요한지, 미래의 어떤 기회를 준비하는지 스토리로 연결하라.

  • 비난을 견디는 회복 탄력성을 키워라. 비판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판단을 유지할 수 있는 심리적 기반을 확보하라.

  • 즉시성과 장기성과를 분리해 측정하라. 고객 만족도나 조회수보다, 장기적 가치와 전략적 적합도를 우선 순위로 두어라.



"결정은 누군가를 실망시키는 일이다. 문제는 그것이 전략적인가, 우연적인가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윈도우 중심의 전략에서 클라우드와 AI로 회사를 전환시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내부의 개발자, 파트너, 심지어 고객까지도 실망을 표했지만, 그 실망은 전략적이었다.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3조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진 글로벌 기술 선도기업으로 재탄생했다.


이 사례는 중요한 진실을 보여준다. 실망을 피하는 것이 리더십이 아니다. 실망을 설계하고, 그 실망이 가치를 향하도록 만드는 것이 리더십이다.


오늘의 기대를 모두 만족시키는 리더보다, 내일의 방향을 위해 오늘의 비난을 감수할 수 있는 리더가 결국 역사를 만든다.


Source: Kate O'Neill (May 22, 2025), "Why the best leaders embrace ‘strategic disappointment’", Fast Company (ChatGPT 활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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