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더 이상 2x2 매트릭스에 담기지 않는다. 이제는 Spectrum이다!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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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3

미래는 더 이상 2x2 매트릭스에 담기지 않는다. 이제는 Spectrum이다!

2019년, 한 중견 기업은 익숙한 전략 툴을 사용해 미래를 그려보려 했다. 경제 안정성과 기술 혁신이라는 두 축을 기준으로 2×2 시나리오 매트릭스를 만들고, 각 사분면에 맞는 미래의 모습을 설정했다. 각 시나리오는 정교했고, 논리적으로 완성도도 높았다. 그 당시만 해도 전략적으로 잘 준비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몇 년 뒤, 현실은 이들의 예측을 완전히 비껴갔다. GPT-3를 시작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이 폭발적으로 발전했고, 수많은 산업과 업무 프로세스를 순식간에 재편했다. 동시에 사람들의 감정과 사회의 반응도 뒤따랐다. 일자리에 대한 불안, 규제의 미비, 공공의 저항. 이러한 다차원적 변화는 2×2의 단순한 틀로는 도저히 포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 매트릭스가 단순한 이분법으로 복잡한 세계를 압축하려 했다는 데 있다. 


오늘날 변화는 선형적이지 않다. 기술, 사회, 감정, 문화가 얽히고설켜 함께 움직인다. 전통적인 시나리오 도구는 이 다층적 현실을 평면적으로 만들어버린다. 결국 이 기업은 중요한 리스크를 놓쳤고, 그 결과 전략은 무기력하게 뒤처졌다.


현실은 네 개의 박스 안에 담기지 않는다. 전략 도구도 이제 새로운 틀로 진화해야 할 때다.



"복잡한 세상에 단순한 시나리오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변화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 이제는 ‘SuperShifts’라는 구조적 대전환들이 세상을 다시 쓰고 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결합(IntelliFusion), 기술 발전 속도가 인간 적응 속도를 초월하는 현상(Techceleration),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융합(Reality Remix) 등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세상의 원리 자체를 바꾸는 흐름이다.


이러한 슈퍼시프트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단일한 방향성도 없다. 그저 예측 가능한 미래를 가정하는 것만으로는 이 변화들을 담을 수 없다. 기업은 더 이상 ‘가장 가능성 높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비선형적이며 감정적이고, 때로는 상징적으로 전개되는 복잡한 변화의 흐름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깊고 입체적인 전략적 대응이다. 감정, 권력, 서사, 문화가 얽혀 있는 다차원적 미래를 탐색할 수 있는 접근 방식이 절실하다. 그래야만 조직은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슈퍼시프트의 시대, 사고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복잡하고 다층적인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된 도구가 바로 Spectrum Foresight Framework™이다. 이 프레임워크는 전통적 시나리오 기법과 다르다. 2×2 매트릭스를 뛰어넘어, 감정, 권력, 서사, 구조까지 고려한 입체적 시나리오를 만들어낸다.


첫 단계는 ‘스펙트럼 셰이핑(Spectrum Shaping)’이다. 이는 하나의 미래를 생생하게 그려내는 짧은 장면들이다. 예를 들어, AI 상담사가 인간 심리치료사를 대체하는 장면, 보건 규제와 기술기업 간의 권력 갈등, 이용자들의 안도와 공포가 뒤섞인 감정선 등이 그려진다. 여기엔 단순한 기술 변화만이 아니라, 그것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느껴지는지, 어떤 긴장을 불러오는지가 담긴다.


이후에는 ‘스펙트럼 시나리오(Spectrum Scenario)’로 확장된다. 서로 다른 관점, 감정,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하나의 미래가 다르게 경험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누군가에게는 기회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위기일 수 있는 미래다. 이 시나리오들은 공존하고, 때로는 충돌하며, 다중적 현실을 구성한다.


미래는 단선적이지 않다. 복잡하고 때로는 모순되는 경험들이 함께 존재한다. Spectrum 시나리오는 바로 그 현실을 설계할 수 있게 돕는다.



"변화의 본질을 해부하는 7층 분석법"


스펙트럼 프레임워크의 핵심 엔진은 ‘Spectrum Layer Analysis™(SLA)’다.  


미래를 읽는다는 것은 단지 표면적인 트렌드를 나열하는 일이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 변화가 왜, 어떻게, 누구에게 영향을 주며, 어떤 감정과 상징을 동반하는가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SLA는 미래 시나리오를 단일한 사건이나 선형적 추세로 보는 것이 아니라, 7개의 층위로 구성된 복합 구조물로 접근한다. 이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뿐 아니라, 그 아래 숨겨진 감정, 권력 구조, 문화 코드까지 함께 들여다보는 방식이다. 마치 건물을 볼 때, 외벽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초공사부터 전기배선까지 모두 점검하는 것과 같다.


이 7층은 다음과 같은 구조로 구성된다.


첫째, 표면적 사건과 담론.

뉴스, 밈, 기술 출시 같은 직접적이고 가시적인 변화다. 사람들이 가장 먼저 인지하는 신호로, 변화의 ‘입구’ 역할을 한다.


둘째, 구조와 시스템 요인.

정책, 법제도, 기술 인프라, 시장 메커니즘 같은 변화의 ‘골조’를 형성하는 요소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셋째, 권력과 주체성.

어떤 집단이 힘을 가지고 있고, 누가 배제되는지, 권한은 어떻게 배분되는지에 대한 분석이다. 기술 변화는 종종 권력 지형을 재편한다.


넷째, 문화적·심리적 프레임.

사회가 공유하는 신념, 기대, 공포, 인식 틀이다. 예컨대, AI를 두려워하는 정서는 기술적 사실보다 더 강력한 저항 요인이 된다.


다섯째, 갈등과 긴장.

가치 충돌, 이해관계 대립, 사회적 저항 등 변화의 마찰 지점이다. 변화는 언제나 누군가에겐 기회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위협이다.


여섯째, 내러티브와 신념 체계.

사람들이 현실을 해석하고 행동을 정당화하는 깊은 이야기 구조다. 예를 들어, "기술은 인간을 구원한다"는 신념이 전략을 이끈다.


일곱째, 원형과 상징적 은유.

집단 무의식에 자리 잡은 상징과 은유다. AI를 ‘로봇 군주’ 혹은 ‘디지털 친구’처럼 상징화하는 방식이 정책이나 수용도에 영향을 준다.


이 7층을 동시에 스캔하면, 단순히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를 넘어서 그 변화가 왜, 어떻게, 누구에게 어떤 감정으로 다가가는지까지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AI 규제가 단지 정책 문제가 아니라, 인간 통제력에 대한 상징적 불안, 기업에 대한 불신, 자율성과 감시 사이의 긴장까지 얽혀 있는 이슈임을 인식하게 된다.


이런 분석은 단지 미래 예측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업의 전략 수립에 있어 공감 기반 설계, 문화적 적합성, 감정적 설득력을 확보하게 한다. 복잡하고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표면 아래 숨겨진 층을 들여다보는 능력이 전략적 우위를 만든다.


변화는 언제나 여러 겹으로 이루어져 있다. SLA는 그 복합성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는 통찰의 도구다.


이렇게 다층적 분석을 하면, 변화가 단지 ‘일어날 것인가 아닌가’가 아니라 ‘왜’ 일어나는지, ‘어떻게’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전략을 더 유연하게, 더 회복탄력성 있게 만들어준다.


SLA는 트렌드를 넘어서, 트렌드의 ‘의미’를 탐색하는 도구다. 이 의미가 전략의 근육이 된다.



"전략을 단단하면서도 유연하게 만드는 법, 예측이 아니라 경험이어야 한다."


스펙트럼 시나리오는 예측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이는 조직이 더 잘 ‘상상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전략을 고정된 미래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에 적응할 수 있도록 확장시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들은 하나의 도메인 내에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전혀 다르게 미래를 경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AI 규제를 주제로 한 경우, ‘엄격한 규제 체계’부터 ‘완전한 오픈소스’까지 다양한 중간 스펙트럼을 탐색한다. 이 과정에서 기술, 감정, 가치관이 어떻게 충돌하고, 어떤 전략적 리스크를 만들어내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 방식은 기존의 시나리오 기획처럼 ‘극단적 시나리오’ 몇 개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입장, 정체성,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미래를 어떻게 다르게 경험하는지를 구조적으로 살펴본다. 이로써 전략은 현실적이면서도, 예민한 감각을 갖게 된다.



"스펙트럼 시나리오 활용법"


스펙트럼 시나리오 디자인은 단순한 아이디어 실험이 아니다. 이미 여러 조직이 이 방법을 활용해 전략을 재구성하고, 혁신을 검증하며, 리스크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이 방식의 강점은 '복잡성을 고려한 전략 설계'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실천 도구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시나리오 기획이 미래를 예측하고 선택지를 줄이는 데 초점을 뒀다면, 스펙트럼 방식은 오히려 불확실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가능성을 공감하며 실험해보는 방식이다. 그럼, 실제 조직이 어떻게 이 방법을 도입하고 적용할 수 있을까?


첫째, 스펙트럼 장면부터 시작한다.

먼저 전략적으로 중요한 주제를 하나 선택한다. 예를 들어, AI에 대한 신뢰, 기후 이주, 자동화된 일자리 등이 있다. 그 주제를 중심으로 4~6개의 서로 다른 ‘미래의 장면’을 만든다. 중요한 것은 합의에 도달하려 하지 말고, 의도적으로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다양한 문화, 이해관계자, 가치관을 반영한 장면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둘째, 7층 분석을 통해 장면을 깊게 들여다본다.

각 장면에 대해 스펙트럼 레이어 분석을 적용한다. 단순한 기술적 예측이나 뉴스 트렌드에 머무르지 말고, 누가 권력을 갖는지, 어떤 감정이 개입되는지, 어떤 은유가 행동을 지배하는지까지 파고든다. 표면 아래 숨어 있는 구조와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셋째, 장면들을 묶어 시나리오로 통합한다.

이제 개별 장면들을 3~5개의 주요 시나리오로 묶는다. 여기서 중요한 건 ‘트렌드 요약’이 아니라 ‘삶의 경험’을 구성하는 것이다. 즉, 그 세계에서 누가 이득을 보고, 누가 소외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는 전략이 특정 이해관계자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감각하는 데 핵심이 된다.


넷째, 미래를 프로토타입한다.

시나리오를 생생하게 만들기 위해 구체적인 아티팩트를 만든다. 예컨대, 그 미래에서 나올 법한 뉴스 헤드라인, 상상 속 제품 포장, 사용자 여정 맵 등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그 미래를 ‘머리로 상상하는 것’을 넘어서, ‘몸으로 느끼게’ 만든다.


다섯째, 전략을 테스트한다.

마지막 단계는 전략적 사고 실험이다. 각 시나리오에 대해 조직이 어떤 부분에서 유연하고, 어떤 부분에서 취약한지를 질문한다. 이 미래에서 무너질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인가? 살아남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기존 전략은 이 변화에 적응 가능한가?


이러한 ‘전략 내진 설계’는 시나리오가 단지 문서로 끝나지 않게 한다.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실행 가능성과 감각을 갖춘 전략으로 전환된다.


결국 스펙트럼 시나리오 디자인은 미래를 상상하는 작업이 아니라, 미래를 실험하고 설계하는 과정이다. 변화가 일어났을 때 단지 대응하는 것을 넘어서, 그 변화를 주도할 준비가 되어 있는 조직을 만드는 도구다.



"헬스테크 기업의 사례: 예측보다 ‘감정적 몰입’이 먼저다."


한 AI 기반 헬스테크 기업은 기존 전략 도구로는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규제가 엇갈리고, 대중의 신뢰는 흔들리고, 기술의 방향성도 불확실했다. 기존의 2×2 시나리오는 이런 복잡한 현실을 담아내지 못했다.


이들은 Spectrum Scenario Planning을 도입했다. 먼저 스펙트럼 씬을 만들어봤다. 북미에서는 AI 심리치료에 대한 반발, 동남아에서는 종교적 관점에서의 거부감, 유럽에서는 생체 데이터 주권을 요구하는 운동 등 다층적이고 문화적인 장면들을 설정했다.


이후 팀은 이러한 장면을 바탕으로 5개의 주요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각 시나리오는 기술의 채택 수준, 규제 대응, 이해관계자의 반응, 문화적 수용성 등을 기반으로 구성되었다. 제품 패키지, 뉴스 기사, 윤리 교육 자료 등 다양한 형태로 이 시나리오를 시각화하고, 실제처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을 통해 기업은 단지 전략을 보완한 것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고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기술 호환성보다 '공유된 가치'를 기반으로 한 파트너십이 형성되었고, 시장 접근 전략도 ‘신뢰’와 ‘자율성’ 중심으로 재정비되었다.



"예측 불가능한 시대에 필요한 것은 '미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만드는 역량'이다."


전통적인 시나리오 플래닝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 그것은 단순한 구조로 너무 복잡한 세상을 해석하려 한다. 결과적으로 전략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감정적 몰입도 없다. 정작 중요한 이야기를 놓치게 된다.


미래는 이제 데이터 한 줄이나 트렌드 하나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신뢰의 붕괴, 사회적 감정의 분출, 새로운 상징 체계의 등장 같은 예기치 못한 변곡점에서 비롯된다.


스펙트럼 시나리오 설계는 단순한 전략 툴이 아니라, 조직의 사고 체계를 바꾸는 방법론이다. 이를 통해, 불확실성 속에서 명확성을 찾고, 유연하면서도 강력한 전략을 설계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Source:  Ja-Nae Duane, Steve Fisher (Jun 30, 2025), "Traditional business planning doesn’t cut it anymore. Here’s what leaders should embrace instead we’re in the age of spectrum scenario design.", Fast Company. (ChatGPT 활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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