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CMO(최고마케팅책임자)는 기업 내 핵심 임원으로서 확고한 위치를 지녔다. 브랜드 전략과 고객 인사이트, 시장 확장 등을 총괄하며 비즈니스 성장의 선봉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변화의 조짐이 뚜렷해졌다. 주요 기업들이 CMO 포지션을 없애거나, ‘Chief Growth Officer’, ‘Chief Customer Officer’와 같은 새로운 타이틀로 통합하고 있다.
이 현상을 단순히, CMO는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해석하면 본질을 놓친다. 핵심은 ‘불필요함’이 아니라 ‘역할의 부조화’다. CMO가 조직 전략과 일치하지 못하고, 역할이 명확히 정의되지 않으며, 기대만 과도하게 높아진 상태에서 실패 가능성은 커진다.
특히 현재 CMO는 짧은 시간 안에 브랜드를 혁신하고, 마케팅 기술을 도입하고, AI를 활용해 성장까지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예산은 줄어들고, 지원은 부족하다. 당연히 성과를 내기 어렵다. 그 결과, 조직은 CMO를 대신할 새로운 직책을 만들거나, 역할을 축소하는 선택을 한다.
CMO의 자리가 줄어드는 건, 그 역할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조직이 그것을 제대로 정의하고 지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CMO가 아니라, 그 역할을 바라보는 방식에 있다.
"CMO가 당면한 위기"
CMO가 위태로워진 데에는 다섯 가지 중요한 변화 요인이 있다.
첫째, 비현실적인 기대와 짧은 성과 기한이다. 지금의 CMO에게 요구되는 일은 너무 많고, 시간은 너무 짧다. AI 도입, 브랜드 리포지셔닝, 고객 경험 전환 등 여러 과제가 동시에 주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은 줄어든다. 결국 실패는 시간문제다.
둘째, ‘하이브리드 직책’의 확산이다. 기업들은 이제 마케팅, 세일즈, 고객 경험 전반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Chief Growth Officer’나 ‘Chief Experience Officer’를 선호한다. 이는 사일로를 없애려는 시도지만, 마케팅 고유의 전략적 깊이는 종종 무시된다.
셋째, 마테크와 AI가 마케팅의 중심에 들어오면서, CMOs는 기술적 소양이 필수가 되었다. 단순히 브랜딩이나 캠페인 감각만으로는 부족하다. 데이터 분석, 고객 여정 이해, 개인화 전략을 위한 AI 활용 능력이 요구된다.
넷째, 불안정한 경제 환경 속에서 고연봉 임원 포지션은 가장 먼저 축소 대상이 된다. CMO를 외부 파트타임 리더로 대체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을 약화시킬 수 있다.
다섯째, 부서 간 경계가 모호해졌다. 마케팅은 이제 제품, 기술, 영업, 고객 경험을 모두 아우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마케팅은 전략보다 실행 부서로 오해받는 경우가 많다.
"CMO의 재정의와 전략적 활용"
기업이 CMO를 없애거나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 오히려 한 걸음 물러서서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진짜로 CMO가 불필요한가, 아니면 그 역할을 잘못 정의한 건가?”
정답은 후자다. 지금 필요한 것은 CMO라는 타이틀의 삭제가 아니라, 명확한 역할 정의와 전략적 활용이다.
먼저, CMO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단순히 "브랜드 강화"가 아니라, 성장 주도, 데이터 기반 마케팅, 고객 경험 설계 등 어떤 기대를 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 목표가 모호하면 평가도, 실행도 흐려진다.
둘째, 차세대 마케팅 리더를 위한 기술적 역량을 지원해야 한다. 데이터, AI, 마테크에 능한 인재가 필요하다면, 그에 걸맞은 도구와 교육, 협업 환경도 제공되어야 한다.
셋째, CMO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역할이 아니다. 재무, 제품, 기술 부서와 긴밀하게 연결돼야 한다. CMO가 회사 전략의 중심에 서 있으려면, 의사결정 테이블에 포함되고, 주요 부서와의 정기적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시적이고 전술적인 역할이 아닌,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위치를 명확히 해야 한다. 외부의 임시 리더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장기 전략과 연결되어야 한다. CMO의 진짜 역할은 단순한 실행이 아니라, 조직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CMO가 가져야 할 생존 전략"
CMO가 살아남기 위해선, 과거와는 다른 역량을 요구받는다. 브랜드 감각이나 크리에이티브 역량만으로는 부족하다. 다음 세 가지는 현대 CMO가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이다.
첫째, 데이터와 AI의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 마케팅은 더 이상 직관과 창의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 캠페인의 성과를 분석하고, 고객 여정에서 어떤 터치포인트가 효과적인지를 파악하려면 데이터 해석력이 필요하다. 직접 분석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데이터를 해석하고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마케팅의 성과를 비즈니스 지표와 연결해야 한다. 단순한 클릭 수나 노출량이 아닌, 매출 증가, 이탈률 감소, 고객 생애가치(LTV) 증대 같은 실제적 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조직이 어려워질수록 마케팅이 전략적 투자임을 입증할 수 있어야 살아남는다.
셋째, 변화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 기술의 변화, 시장 환경의 변화, 조직 구조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마케팅 도구를 도입하고, 팀을 변화에 익숙하게 만들며, 전략적 시야를 잃지 않고 전체를 이끌어야 한다.
현대의 CMO는 브랜드 관리자이자, 기술 해석자이며, 조직 변화의 리더가 되어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지만, 그만큼 영향력도 커졌다.
"CMO는 죽지 않았다, 단지 진화 중이다."
CMO라는 직책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더 넓고, 더 복합적인 역할로 진화하고 있다. 브랜드 전략만이 아니라, 고객 경험과 데이터 분석, 기술 연계까지 아우르는 리더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의 조직은 단순히 마케팅 책임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브랜드와 고객, 성장을 종합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가 필요하다. 그것이 새로운 시대의 CMO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의 조직에 CMO가 필요한가?”가 아니라 “당신의 조직에 지금 시대에 맞는 CMO가 있는가?”
Source: AL SEFATI (Jul 10, 2025), "Why the CMO Role Is on the Decline?", Inc. (ChatGPT 활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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