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열린 소통은 신뢰를 만들고, 진정성을 전달하며, 구성원이 정보와 의사결정 과정에 포함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임원이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예전에는 솔직한 발언으로 여겨졌던 말이 이제는 지시로 받아들여진다. 사소한 한마디가 혼란이나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
경영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솔직함’이 아니라 ‘임원형 존재감’이다. 무엇을 말하느냐만큼 어떻게 말하느냐가 중요하다. 이때 핵심은 ‘전략적 편집’이다. 말할 것과 말하지 않을 것을 구분하고, 전달 방식과 타이밍을 조율하는 능력이다. 많은 초임 CEO와 C레벨 리더들은 과거에 통했던 커뮤니케이션 습관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경험한다. 이제는 말을 줄이면서도 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다섯 가지 과잉소통 유형"
경영진의 말은 현장에서 확대 해석되고 조직 전반에 파급된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불필요한 혼란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실제 임원 코칭 사례에서 발견된 다섯 가지 과잉소통 유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직설가는 필터 없이 생각을 그대로 말한다. 솔직함이 장점이지만, 잘못된 전달 방식은 구성원의 사기를 꺾고 성장을 막는다. 예를 들어 전사 회의에서 특정 사업부의 문제점을 거침없이 지적하면, 해당 팀은 개선 의욕보다 상실감을 먼저 느낀다.
둘째, 아이디어 뱉기형은 창의적 발상에 강점이 있다. 하지만 방향이 정해진 시점에도 새 아이디어를 쏟아내면 팀은 우선순위를 잃는다. 한 창업가는 회의 때마다 혁신 프로젝트를 제안하다가 결국 핵심 사업의 집중력이 흐려졌다.
셋째, 불안한 소통가는 불확실한 상황을 지나치게 일찍 공유한다. 방향이 바뀔 때마다 구성원은 혼란을 느끼고, 변화 피로가 누적된다. 예를 들어 재택근무 정책을 확정 전부터 계속 바꾸면, 팀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게 된다.
넷째, TMI형은 사적인 이야기까지 과하게 공개한다. 진정성을 보여주려다 오히려 리더로서의 안정감을 잃는다. 한 리더는 회의 시작 때마다 개인적 고민을 털어놓았지만, 팀은 연결감보다 불안을 느꼈다.
다섯째, 세부 설명 과잉형은 불필요한 디테일로 흐름을 깨뜨린다. 결론보다 과정에 시간을 쏟아 청중의 집중이 흐려진다. 간단히 요약할 수 있는 내용을 장황하게 풀면, 회의가 길어지고 핵심이 묻힌다.
이 다섯 유형은 성격 문제가 아니라 ‘임원형 정밀 소통’이라는 기술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필터링, 프레이밍, 타이밍이 결합된 말하기 능력을 훈련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은 명확함과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다.
"말의 무게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
임원급 리더의 발언은 일반 직원 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짧은 농담이 전략 변화로 해석되고, 무심코 내뱉은 한숨이 위기 신호로 퍼질 수 있다. 조직은 경영진의 언어와 표정을 끊임없이 읽고, 그 속에서 의도를 추론한다. 그렇기 때문에 임원은 말의 무게를 항상 의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확실히 알고 있는 사실과 아직 생각 중인 아이디어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건 단순히 아이디어 단계다” 혹은 “오늘은 결정을 내리지 않고 의견만 나누겠다”처럼 의도를 선명하게 밝히면, 팀이 불필요하게 방향을 바꾸거나 불안해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말의 무게는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청중이 느끼는 감정’과 연결된다. 같은 내용이라도 발표 방식과 타이밍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온다. 회의 전에 자신에게 “이 말을 들은 후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길 원하는가”를 묻는 습관이 필요하다. 긍정적 방향성을 주고 싶다면 단어 선택과 어조를 그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결국 말의 무게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실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의도한 영향력을 정확히 발휘하는 것이다. 임원급 소통에서는 ‘사실’보다 ‘느낌’이 더 오래 남는다. 그래서 전략적 편집의 첫걸음은 말하기 전에 멈춰서 그 말이 조직에 어떤 파장을 만들지 상상하는 일이다. 이 작은 습관이 리더십 신뢰도를 크게 바꾼다.
"청중과 목표를 먼저 정의하라"
임원급 소통에서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는, 청중과 목적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이는 마치 지도 없이 길을 떠나는 것과 같다. 메시지를 준비하기 전에 세 가지 질문이 필수다. 첫째, 청중은 누구인가. 둘째, 지금 그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무엇인가. 셋째, 이 말을 들은 후 어떤 생각, 감정, 행동을 하길 원하는가.
이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리더가 건너뛴다. 그 결과,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 예를 들어 한 기술 기업 CEO는 팀의 노고를 인정하지 않은 채 새로운 목표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었다. 구성원들은 그를 냉정하고 무심한 사람으로 인식했고, 회의 후에는 불만이 쌓였다.
그는 코칭을 통해 회의 전에 ‘팀의 감정 상태’를 먼저 점검하는 습관을 들였다. 성과와 노력을 먼저 인정하고, 그 다음에 도전 과제를 제시했다. 그 변화는 빠르게 나타났다. 팀은 CEO가 자신들의 현실을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졌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청중과 목표를 정의하는 일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아니라 리더십 전략이다. 이 세 가지 질문을 습관화하면, 메시지는 더 명확해지고, 듣는 사람은 동기부여를 받는다. 임원 소통의 본질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상대가 들어야 할 말’을 찾는 데 있다.
"멈추고 생각할 수 있는 용기"
임원 회의나 대면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곧바로 말하고 싶은 유혹이 강하다. 하지만 임원급 소통에서 즉흥성은 종종 불필요한 혼란을 만든다. 전략적 편집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멈춤’이다. 생각이 절반만 완성됐거나 감정이 실린 상태라면, 그 순간을 지나치게 활용하는 대신 잠시 멈추고 기록하는 것이 낫다.
한 대기업 초임 CEO는 경영진 회의 도중 주제를 완전히 바꾸자는 말을 즉석에서 던졌다. 그 결과 회의가 혼란에 빠졌고, 논의의 흐름은 회복되지 않았다. 또 다른 스타트업 리더는 구조조정 계획을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내용을 일찍 공유했다. 그 소식은 조직 전체로 퍼졌고, 불안과 소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멈추는 용기는 단순히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을 조율하는 힘’이다. 특히 외향적인 리더나 빠른 의사결정을 선호하는 리더에게는 더 어려운 훈련이다. 그러나 중요한 사안일수록 말의 시점이 메시지의 효과를 좌우한다. 오늘 말하는 것과 한 달 뒤에 말하는 것의 파급력은 전혀 다르다.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의 안전한 원칙은 ‘지금 말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말하지 않는 것’이다. 멈추고 생각하는 습관은 메시지의 질을 높이고,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이며, 청중에게 안정감을 준다. 결국, 말하지 않는 선택이야말로 때로는 가장 강력한 리더십 도구가 된다.
"메시지를 설계하고 시험하라"
같은 정보라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반응을 만든다. 이를 ‘프레이밍 효과’라고 한다. 예를 들어 “90% 성공률”과 “10% 실패율”은 사실상 같은 의미지만, 듣는 사람에게 주는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임원급 소통에서 이 차이는 치명적일 수 있다.
메시지 설계의 핵심은 구조와 방향성을 만드는 것이다. 불확실하거나 복잡한 사안을 전할 때는 정보의 흐름을 잡아주고, 긍정적 프레임을 부여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객의 요구로 제품 접근 방식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를 단순한 위협으로 전달하기보다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실험할 기회”로 설명하면 팀의 반응이 달라진다. 이는 불필요한 불안을 줄이고, 변화를 학습 과정으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설계 다음에는 ‘시험’ 과정이 필요하다. 중요한 발표나 전사 공유 전에 신뢰할 수 있는 코치, 멘토, 혹은 동료와 메시지를 미리 검토한다. “이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는지”, “핵심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는지”, “더 간결하게 만들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불필요한 잡음이 사라지고, 메시지가 선명해진다.
임원에게 메시지 시험은 단순한 연습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다. 고위 리더의 발언은 한 번 전달되면 회수하기 어렵다. 따라서 실제 발표 전에 ‘압력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완성도 높은 메시지는 명확성과 자신감을 동시에 전하며, 구성원들이 불안이 아니라 방향성을 갖고 움직이게 만든다.
Source: Jordan Stark and Tutti Taygerly (August 7, 2025), "The Best Leaders Edit What They Say Before They Say It", HBR Blog (ChatGPT 활용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