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미래 예측
미래
예측은 고대 문명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무녀와 예지자들이 그 시초로, 인간의 한계를 초인적인 존재의 힘에 의지해서
극복하려 했다. 이후 그리스 문명에서는 역사적 사실에서 미래를 대비하려는 능동적인 미래 예측이 시도되었다. 플라톤과 같은 철학자들과 군사
전략가들에 의해 과거 데이터의 체계적인 수집과 해석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중세 봉건 시대에 접어들면서 미래 예측은 암흑기로 빠져든다.
성경 이외의 미래를 논의하는 것은 이단으로 취급되었으며 당대 사람들에게 미래는 기독교의 ‘천국’을 의미했다.
산업혁명을
거치게 되면서 능동적인 미래 예측이 재점화 되었다. 신대륙 발견과 산업의 발달로 인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태동한 것이다. 기술의 진보를
주제로 SF 소설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과학 만능주의적 낙관론이 주류를 이루었다. 세계대전 이후에는 소설 수준의 미래 예측을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 학문으로 정립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졌다. 델파이법, 시나리오 분석법 등이 시작되었고, 랜드연구소 등을 통해 미래학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미래 추세를 탐지하는 트렌드 워칭
미래
예측의 확산과 더불어 트렌드 워칭이 대두되었다. 유럽의 미래학자인 마티아스 호르크스(Matthias Horx)는 트렌드는 “현재에 일어나는 변화
과정, 즉 변화하고 있는 흐름”이라고 정의했다. 피터 드러커는 “지속될 기본적이고 예측 가능한 추세들이 모여 다음 사회를 만든다”고 하였다.
즉, 트렌드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중장기에 걸쳐 나타나는 추세를 일컫는다. 이러한 추세를 파악함으로써 미래의 변화를 읽어내는
것이다.
과거에는
기계적으로 예측하는 결정론적 미래상이 지배적이었다. 충분한 데이터와 적절한 분석만 이루어진다면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정확하게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래는 예상(Predict)하는 것이 아니며, 미래는 단선적인 세계(Future)가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한
복수의 영역(Futures)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시각의 변화와 함께, 최근 미래학의 역할은 여러 가능한 복수의 미래를 구상하고, 이 중에서 가장 바람직한 미래(Desirable Future)를
찾아내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수정해 가는 것이다. 미래는 예측 불가능하지만 대안적이고 선호하는 미래를 예상할 수 있으며, 그러한
미래가 현실화될 수 있도록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것이다.
트렌드
워칭의 취지도 이와 다르지 않다. 족집게처럼 미래 트렌드를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추세”를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불확실하고 불연속성이 높아지는 미래를 무방비 상태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통찰력으로 내다보고 스스로 개척해가기 위함이다.
트렌드 워칭 접근법
미래
전망과 트렌드 워칭 기법은 다양하게 언급된다. 손쉽게는 브레인 스토밍에서 전문가 패널 미팅, 델파이 기법, 그리고 최근 기업들이 사용하는
시나리오 기법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여기서는 구체적인 기법 보다는 트렌드 워칭의 기본 시각과 접근법을 간략히
살펴본다.
① 인간의 욕구에서 출발하기
인간은
누구나 욕구를 가지고 있고 이를 채우고 싶어한다. 이러한 욕구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트렌드가 형성된다.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목을 끌고
있는 상품 자체가 아니라 그 상품에 투영되어 있는 인간의 욕구를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욕구들이 특정 제품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나타날 때 트렌드가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트렌드는 포괄성을 지닌다. 여러 분야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② 현상의 이면을 관찰하기
인간의
욕구는 현상 속에 숨겨져 있다. 단지, 눈에 보이는 제품의 겉모습에만 집중하게 되면 모방 제품을 만드는 수준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예를 들어,
건강과 몸매 관리를 원하는 직장인들을 위해 개인 트레이너가 모든 걸 알아서 챙겨주는 ‘휘트니스 상품’이 인기를 끈다고 하자. 당신은 좀 더
고급화되고 차별화된 휘트니스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할 것인가?
동일한
현상을 두고, 당신은 분주한 일상에 쫓기며 직접 계획하고 실행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파악할 수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직장 생활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외모와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는 욕구를 읽어낼 수도 있다. 휘트니스 상품이 아니라 이러한 욕구를 해소시켜주기
위해, 편리함을 제공하거나 외모를 가꿀 수 있는 미용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 이렇듯, 제품에 투영된 욕구와 소비 코드를 찾아내야
한다.
③ 키워드를 도출하고 끊임없이 재해석하기
제품과
현상의 이면을 파악할 때, 인상적인 키워드로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 뒤따른다. 키워드는 복잡하게 얽혀있던 현상을 한 컷의 스냅사진처럼 순간
포착할 수 있게 해준다. 이를 통해, 현상을 단순화시키고 여러 곳에 흩어져있던 트렌드 징후들을 손쉽게 연결하고 상호간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혹자는
이를 자석에 달라붙게 하는 것으로 비유한다. 키워드로 다양한 현상들을 접목시키고 예측해봄으로써 키워드의 적합성과 유용성을 끊임없이 검증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가미하여 창의적인 시각을 키워나갈 수 있다.
④ 트렌드에 이름 지어주기
트렌드
워칭의 화룡점정은 이름짓기(Naming)이다. 마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는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를
연상시킨다.
입에 착
달라붙는 이름을 작명하는 과정에서 트렌드를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고 정교화할 수 있다. 더불어, 상징적인 의미를 손쉽게 전달함으로써 다른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해당 트렌드의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트렌드 워칭은 미래와 관계 맺기
지멘스의
사내 컨설턴트인 울프 필칸은 “미래 예측의 전략적 사고는 완성된 능력이 아니라 훈련이 필요하다. 어떤 매뉴얼이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고하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여러 분야를 관통하는 징후들을 포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다양하고 상반된 가정들이 난무하는 예측들 속에서 개인의 통찰력을 키우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주위 현상에 늘 깨어있어야 하고 숨겨진 맥락과 의미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또한, 자신만의 좁고 비현실적인 틀에 갇히지 않기
위해 외부와 개방적으로 교류해야 한다.
미래와
관계를 맺는 것, 특히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은 비공개 이미지를 공유하는 일촌을 맺는 것은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참조
문헌>
하마다
가즈유키(2005), “미래 비즈니스를 읽는다”, 비즈니스북스
서정희(2005),
“소비트렌드 예측의 이론과 방법”, 내하출판사
김경훈(2005),
“트렌드 워칭”, 한국트렌드연구소
제롬
글렌(2007), “전략적 사고를 위한 미래예측”, 교보문고
울프
필칸(2009), “트렌드와 시나리오”, 리더스북
세계경영연구원(Spring
2009), “돈 되는 트렌드, 징후를 포착하라”, Global Standard Review
(장강일,
Innovator Review, January 2010, Vol.4)
20150411
트렌드 워칭(trend watching), 미래와 일촌맺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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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end Watc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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