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매일같이 유통업의 위기를 기사화한다. 일반적 통념에 의하면 전통적인 유통업은 성장을 멈추었고, 점점 더 많은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폐점이 늘어나고, 유통업은 붕괴 직전에 있다.
"통념은 사람들로 하여금 고통스러운 사고(thinking)를 회피하게 만든다."
(John Kenneth Galbraith. 경제학자)
통념(conventional wisdom)은 종종 현상에 대한 진정한 이해(true understanding)와 상반되곤 한다. 유통업 역시 한 꺼풀 더 깊이 들여다 보면 이러한 통념이 부분적으로 사실이 아니며, 실제 유통업이 처한 상황은 더욱 더 미묘함을 알 수 있다.
"당신은 모든 것을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 단지 어디를 주의 깊게 쳐다봐야 할지 알기만 하면 된다."
(Albert Einstein)
유통업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고객(consumer)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미국의 하위 40% 소득자는 생활비를 맞추는데도 급급한 상황이었다. 중위 40% 소득자 역시 수입의 감소를 겪었다. 상위 20%의 소득 가구를 제외하고는 80%의 미국 소비자가 재정 상황이 악화되었고, 그야말로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다. 가처분소득이 제한된 80%의 소비자들은 가격 민감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으며, 바지 한 벌을 사더라도 주저하게 되고 저가격 유통업체에게 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반면에 상위 20% 소득자에게는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들은 같은 기간 수입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기본생활비를 제외한 소비 시장 지출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고객을 따라 가라. 고객이 변화하면 우리도 변화해야 한다."
(Terry Leahy. Tesco 전 CEO)
그러면 작금의 상황에서 유통업체들의 실적은 어떠할까?
유통업체를 3개 그룹으로 구분해서 살펴볼 수 있다. 첫번째, 가격 지향(price-based)의 업체들은 저가격을 어필한다. 두번째, 균형 지향(balanced offering) 업체들은 폭넓고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격도 동시에 추구한다. 세번째, 고급화(premier) 업체들은 매우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려 한다.
지난 5년간 균형 지향 업체들은 매출이 2%로 정체되고 있다. 반면에 고급화 업체들은 매출이 무려 81%가 올랐다. 가격 지향 업체들도 37% 수준의 매출 성장을 거두었다.
즉, 유통업은 정체와 성장, 두 가지 양상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뉴스 헤드라인엔 늘어나는 폐점 숫자가 자극적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이는 대부분 균형 지향 업체들에 해당한다. 가격 지향과 고급화 업체들은 폐점 수 보다 더 많은 매장을 새로이 오픈 하고 있다.
유통업은 고객의 변화에 따라 분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이 뜨고 온라인이 뜨는 통념의 문제가 아니다.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수준에 따라 저성과와 고성과 업체들의 격차가 더욱 더 벌어지고 있다.
"유통업의 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르네상스이다."
딜로이트는 작금의 상황을 "유통업의 르네상스"라고 역설한다. 유통업은 상전벽해 상황에 처해 있다. 하지만 이는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뜻한다. 광범위한 고객 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기술들로 유통업이 역동적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 매장은 이제 끝장인가? 아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의 대결이 아니다. 고객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가치 제안이 요구되며, 이는 아마도 물리적 매장과 디지털 매장을 결합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통업은 여전히 살아 남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유통업체들이 그러진 못할 것이다."
르네상스는 성장의 기회를 품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이를 향유할 수는 없다. 지루하고, 차별화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적절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는 유통업체들은 이내 문을 닫게 될 것이다.
Source: Dennis Green (Sep 2018), "Amazon and Nike are charting a course for the store of the future", businessinsider
Deloitte Insights (Mar 2018), "The great retail bifurcation"
20180930
유통업의 위기!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끝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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