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공유경제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 글쎄다...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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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일 토요일

차량 공유경제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 글쎄다...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인 Lyft가 3월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IPO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 Uber 보다도 한 발 앞서 상장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쯤에서 Lyft가 주장하는 차량 공유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는 얼마나 클까?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는 새로운 사용자가 추가될수록 기존의 다른 사용자들에게 주어지는 가치가 커짐을 뜻한다. 인터넷에 기반을 둔 구글, 페이스북, 왓츠앱 등이 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네트워크의 종류도 다양하고, 이에 따른 네트워크 효과도 상이하다.

첫째, 지역적 군집(clustering)을 살펴봐야 한다. 

네트워크가 지역별 클러스터로 쪼개질 수록, 그리고 각 클러스터가 서로 분리되어 운영될수록, 네트워크 효과는 약해진다. 보스턴 지역의 드라이버는 보스턴 지역의 서비스 사용자들에 관심을 가진다. 수시로 지역을 넘나들며 여행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다른 지역의 차량공유서비스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전국 단위의 차량공유플랫폼이 있다고 하더라도, 특정 지역에 특화되어 더 저렴하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자가 비집고 들어오기 쉽다. Uber의 경우를 살펴보더라도, Lyft 같은 전국 단위의 경쟁사 못지 않게 지역별로 무수히 등장하는 군소 경쟁사들을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되고 있다.

즉 Lyft가 주장하는 네트워크는 구글의 네트워크 보다 훨씬 취약하다. 이런 측면에서 Airbnb는 오히려 더 낫다. 출장자와 여행자는 본질적으로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지역을 넘나들며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Airbnb의 네트워크는 Lyft 처럼 지역적 군집에 덜 의존적이다.

둘째, 다중접속(multi-homing)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다중접속은 사용자가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다른 경쟁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비용이 낮을 때 발생한다. 실제, 많은 사용자와 드라이버들이 Uber와 Lyft를 동시에 사용하며, 가격과 대기 시간을 비교한다. 쇼핑앱이나 배달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다중접속의 정도가 심할수록, 플랫폼이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진다. 늘 경쟁사와 비교해 사용자들에게 더 좋은 혜택을 제시하고 가격도 경쟁력 있게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차량 공유경제플랫폼에도 기회는 있다?"

Lyft 이용자들은 가치 있는 데이터를 회사에 제공하며, Lyft는 이렇게 쌓여진 데이터를 차량 배치와 운행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는데 사용한다. 이렇게 축적된 기술은 특정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지역에 응용될 수 있다. 보스턴 사용자들의 데이터가 샌프란시스코에서도 활용되는 것이다.

그리고 자율주행차량 개발에도 이런 데이터들이 쓰일 수 있다. 자율주행차량 시장은 차량공유 시장보다 네트워크 효과가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더 범용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드라이빙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각 드라이빙 데이터가 모든 지역에 더 안전한 주행 기술을 만드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략적 고민에서 기인한지는 몰라도, Uber와 Lyft는 자율주행차량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적 한계를 지닌 차량 공유경제플랫폼보다 더 막강한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할 수 있고, 시장을 일단 구축하면 엄청난 승자독식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Source: Walter Frick (Mar 2019), "The Strategy Question at the Center of Lyft’s IPO", HBR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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