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창의성(creativity)을 떨어뜨리는 3가지 착각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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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8일 일요일

조직의 창의성(creativity)을 떨어뜨리는 3가지 착각

PwC 서베이에 의하면, CEO들은 사업의 최우선 과제를 혁신(innovation)으로 인식하고 있다. Linkedin은 가장 필요한 대인관계 스킬로 창의성(creativity)을 선정했다.


그런데 이런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혁신과 창의성은 겉돌기만 한다.


"생산성(productivity) 착시"


Google CEO인 Sundar Pichai는 느린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추구한다. 혹자는 그의 더딘 의사결정 과정이 혁신을 질식 시킨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런 비판은 생산성(productivity)을 속도(speed)와 착각하는 데서 기인한다. 


예컨대 일 잘하는 관리자가 있다. 그는 빠른 사고와 결정력을 자부한다. 매일 대부분의 시간을 그룹 미팅으로 보내며, 팀 멤버들이 제기하는 이슈들을 듣고 그들이 과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조언한다. 그렇게 여러 이슈들을 빠르게 훑고 신속하게 해결책을 제시하고는, 생산적인 하루를 보냈다는 만족감으로 사무실을 떠난다. 


그런데 빠른 답을 내놓는 것은, 특히 그것이 복잡한 문제일수록, 혁신에 해가 된다. 이른바 성급한 종결(premature closure)의 오류에 빠지기 쉽다. 


창의성은 이러한 섣부르고 미숙한 결론을 지양한다. 가망성이 있는 해결책을 이미 찾은 상황에서도 열린 마음을 유지하는 게 창의성의 핵심이다. 


가장 최선의 해결책은 초기에 한 두 번의 미팅에서 떠오르지 않고, 좀 더 긴 숙고의 시간을 거친 다음에 나오기 마련이다. 


'빠르게 움직이면서 이슈를 부러뜨리라'는 마인드는 직원들을 속도감 있게 행동(action)하도록 부추긴다. 그런데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간단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빠르게 넘김으로써 역효과를 낳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성급한 상황인식과 미숙한 결론을 막기 위해선, 거의 마지막(almost final) 수준의 의사결정 단계에 이르렀어도 또 다른 추가 아이디어와 더 혁신적인 해결책이 없는지 마른 수건을 쥐어짜기 위해 의도적으로 행동을 잠시 미루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아이디어 인큐베이션 시간 동안 더 나은 접근법을 찾을 수 없으면, 지금까지 준비된 해결책을 결단력 있게 실행하면 된다.


"똑똑함(intelligence) 착시"


창의적 사고는 논리적 사고보다 더 많은 인지적 노력이 필요하다.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활용해야 하며, 고도의 집중력과 단기 기억을 필요로 한다.


눈 앞의 문제를 논리적으로 단순히 분석하는 활동은... 다양한 정보들을 활용해 새로운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훨씬 쉽다는 뜻이다.


즉 잠재적인 해결책을 논의할 때, 이를 하나의 관점에서만 분석하고 파헤치고(drill down), 왜 이 해결책이 작동하지 않을지 지적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반면에, 하나의 관점만 살피는 게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와 관점들을 조합하고, 열린 상상력과 실행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하며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해결책을 고안해내는 것은 엄청난 지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경영 현장에서는 이러한 복합적 사고를 하는 사람(synthesizer) 보다 비평가(critics)를 높이 평가하곤 한다. 어떤 문제든 쉽게쉽게 지적하는 게 똑똑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똑똑함 착시는 별 대수롭게 보이지 않을 수 있으나, 조직에 서서히 치명적인 해를 입히게 된다.


Steve Jobs가 Pixar를 인수할 때, 회사에 그렇게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영화 한 편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과도한 비판들이 창의적 사고를 저해한다고 인식한 Jobs는 더하기(plussing) 기법을 도입했다. 아이디어를 비판할 때 상대의 생각을 깎아내리기만 하지 말고, 새로운 시각과 잠재적인 솔루션을 추가하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은 비평가에서 창작자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리더는 아이디어들이 논의되는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고 조직의 창의성을 높이는 데 힘을 써야 한다. 다른 이의 아이디어에서 허점을 잡아내고 몰아 붙이는 대신, 살을 붙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태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이디어에 결점이 있는데도 맹목적으로 수용하라는 게 아니다. 긍정적이고 열린 마인드로 아이디어를 접하고 유용한 측면을 받아들이되, 더하기 사고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라는 것이다. 


'좋아요.. 그러나... 그리고 이렇게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yes, but, and)'와 같은 접근법이 효과적이다.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착시"


사람들은 이상적인 브레인스토밍이라고 하면... 여러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서, 열정적인 분위기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활발히 개진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한 마디로 집단 작업(group work)을 성공적인 아이디어 도출의 요건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왁자지껄한 회의가 진행되면 이를 생산적이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Yale대 연구에 따르면, 집단 브레인스토밍 보다 개인이 각자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취합한 방식이 두 배 이상 효과적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미팅을 진행하면, 다른 참여자들이 말을 이어감으로써 자신의 아이디어를 개진할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남들이 부정적으로 판단할까봐 말을 삼가거나, 직급의 차이나 조직문화상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는 여러 사람들 사이에 묻어 가면서 활발하게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이런 집단 작업의 비효율성을 막기 위해, 리더는 개인들이 단체 미팅에 참여하기에 앞서 각자의 아이디어들을 먼저 도출하고 취합하도록 한다. 그리고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각자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각자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다듬어주거나 자신의 생각을 추가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도록 유도한다. 


비단 상기 3개의 착시가 조직의 창의성을 저해하는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직원들의 창의성을 떨어뜨리고 궁극적으로 조직의 성장을 가로막는 이런 오류들을 인식하고 의식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Source: Pronita Mehrotra, Anu Arora, Sandeep Krishnamurthy (Nov 2021), "3 Common Fallacies About Creativity", HBR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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