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인간은 생각하는 법을 다시 익혀야 한다.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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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8

AI 시대, 인간은 생각하는 법을 다시 익혀야 한다.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의 CEO인 빌 윈터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MBA가 “시간 낭비였다”고 말했다. 반면 학부 시절 전공한 인문학은 인생에서 훨씬 더 큰 자산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콜게이트 대학교에서 국제관계와 역사를 전공했고, 이후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MBA를 취득했다. 하지만 MBA에 대해 그는 “그건 쓸모없는 시간이었고, 나는 학부에서 이미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발언이 단순한 개인적인 취향이나 회고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의 AI 시대를 고려했을 때, 인문학적 사고 능력은 오히려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자동화가 일상화되는 시대에, 진짜 경쟁력은 인간 고유의 능력, 즉 사고력과 공감력에 있다는 것이다.


그는 “AI가 기술적인 작업을 대체하면서, 이제는 생각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필요해졌다”고 말한다. 문제 해결, 관계 형성, 감정 이해 등은 여전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기술이 인간의 기능을 확장할수록, 오히려 인간적인 능력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역설적인 메시지다.



"기존과 다른 방식의 인재가 필요하다."


과거에는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역량이 핵심이었다면, 지금은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정의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바로 여기에 인문학 교육의 가치가 있다.


빌 윈터스는 “나는 대학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배웠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특정한 기술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 논리적 연결, 맥락의 이해와 같은 근본적인 인지 능력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능력들이 지난 40년간 점점 퇴화되어 왔지만, 이제 AI의 부상으로 다시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조직 운영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은 ‘실행 능력’을 중심으로 인재를 채용해왔다. 빠르게 만들고, 수치로 측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하지만 AI가 이 실행 영역을 차지하게 되면, 사람에게 남는 역할은 ‘질문을 만들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설득력 있게 연결하는 일’이다.


기술의 자동화는 결국 사고의 자동화로 이어진다. 그래서 인간은 다시 ‘생각하는 법’을 훈련해야 한다. 그것이 교육의 본질이었고, 인문학이 오랫동안 다루어온 문제이기도 하다.



"AI 시대의 핵심 역량은 기술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이다."


많은 이들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단순히 말을 잘하거나 발표를 잘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윈터스가 말한 커뮤니케이션은 그 이상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소통이란 단지 챗GPT처럼 답을 잘 내놓는 게 아니라, 청중을 이해하고 그들의 필요를 예측하는 것이다. 그것은 호기심과 공감 능력에서 비롯된다.”


기술은 정보를 정리하고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맥락에서 어떤 언어가 필요한지, 듣는 사람이 무엇을 원하고 두려워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조직 내에서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의도 전달’과 ‘관계 형성’을 포함한다. 그리고 이 부분이 바로 AI가 당분간 넘보기 힘든 영역이다.


기술 중심의 교육과 조직 운영은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이제는 감정, 맥락, 스토리텔링, 설득 구조 등 ‘사람 중심의 소통’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능력은 단기간에 학습되기 어렵고, 바로 그 점에서 미래 경쟁력이 된다.



"실행보다 방향이 중요해진 시대의 리더십"


윌터스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히 ‘인문학이 중요하다’는 낭만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기술이 모든 산업을 뒤흔드는 시기에, 어떻게 인간의 경쟁력을 재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실제적인 통찰이다.


AI가 일상의 모든 곳에 침투하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는 AI를 이용해 전체 코드의 30% 이상을 생성하고 있으며,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떠오르고 있다. 명령만 입력하면 AI가 앱을 통째로 만들어주는 시대. 기술 자체는 더 이상 핵심 역량이 아니다.


이제 조직은 실행 속도보다 방향 감각이 중요해졌고, 도구보다 철학이 중요해졌다. 이 시점에서 인문학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전략이다. 사고력, 공감, 관점, 서사력, 의미 해석. 이런 것들을 제대로 익히고 훈련한 사람만이, 기술 시대를 이끄는 진짜 리더가 될 수 있다.


Source: Sherin Shibu (Jun 26, 2025), "Getting a Wharton MBA Was 'a Waste of Time'", Entrepreneur (ChatGPT 활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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