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은 낯설음과 충돌에서 나온다.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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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6/23

혁신은 낯설음과 충돌에서 나온다.

사막에 사는 느릿한 도마뱀, ‘길라몬스터’를 보고 당뇨병 치료제를 떠올리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당뇨 및 체중 감량 치료제인 ‘오젬픽(Ozempic)’은 바로 이 생물에서 출발했다. 오젬픽의 핵심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길라몬스터의 독에서 발견된 호르몬을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과학자들은 이 독특한 도마뱀의 대사 시스템이 어떻게 긴 시간 동안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지를 오랫동안 연구했다. 겉보기에는 비효율적이고 무의미한 생물학 연구처럼 보였을지 모른다. 특히 기업의 관점에서는 ROI가 명확하지 않은 탐색으로 인식됐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처럼 ‘무의미해 보였던’ 탐구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의약품 시장을 여는 계기가 됐다.


이 사례는 혁신이 어디서 시작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눈앞의 문제만 바라보는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다. 기업이 진짜 혁신을 원한다면, 지금의 판단 기준으로는 ‘쓸모없어 보이는’ 것에 투자할 줄 알아야 한다. 사막의 독도마뱀처럼 말이다.



"혁신은 충돌에서 태어난다."


기업이 진정한 혁신을 기대한다면, 깔끔한 조직도나 계획표 안에서는 그것이 태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 혁신은 낯선 것들의 충돌, 예상치 못한 지식의 조합, 서로 다른 관점의 격렬한 충돌 속에서 발생한다.


동일한 업계 경험, 유사한 스펙을 가진 인재들로만 팀을 꾸리면,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결국 유사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 엉뚱한 분야를 파고든 사람들, 일상의 통념에 질문을 던져온 사람들에게서 더 자주 나온다.


누군가는 몇 년을 사막 파충류에 집착하며 연구할 수도 있다. 겉으로는 전혀 연관 없어 보이지만, 바로 그런 경험이 기존 시스템을 깨뜨리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 기업은 ‘정답을 아는 사람’보다 ‘다르게 질문할 줄 아는 사람’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충돌은 비효율처럼 보이지만, 실은 창의력의 촉매다.



"터치스크린은 실리콘밸리에서 태어나지 않았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 기술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이 만든 것이 아니다. 1960년대, 영국의 항공 관제 시스템 연구소(Royal Radar Establishment)에서 일하던 E.A. 존슨이라는 인물이 처음 발명한 것이다. 그의 관심사는 소비자 기술이 아니라, 비행기 충돌을 막기 위한 인터페이스 효율화였다.


이 기술은 수십 년 동안 다양한 분야를 거치며 진화했다. 항공 산업, 군사 기술, 컴퓨터 공학 등 여러 맥락에서 사용되다가, 결국 누군가가 "이거 스마트폰에 써도 좋겠는데?"라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이처럼 혁신은 처음부터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직선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완전히 다른 목적을 가진 프로젝트에서,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이 자주 말하는 ‘혁신’은 종종 한정된 영역 안에서의 작은 개선에 그친다. “박스 밖에서 생각하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ROI가 명확한 박스 안에서만 허용된다. 그러나 진짜 혁신은 겉보기에 어설퍼 보이고, 즉각적인 결과도 없는 프로젝트에서 자주 등장한다.



"창의력은 서로 다른 조합에서 나온다."


창의력은 전문 지식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서로 다른 지식과 관심사를 조합할 줄 아는 능력에서 나온다. 기업이 혁신적인 인재를 키우고 싶다면, 화학을 전공했지만 철학을 부전공한 사람을 뽑고, 마케팅팀에 주말마다 로봇을 만드는 사람을 주목해야 한다.


조용하지만 끊임없이 가정을 의심하는 분석가가 진짜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이러한 다양성은 조직이 의도적으로 장려하지 않으면 결코 생겨나지 않는다. 일년에 한 번 열리는 해커톤이나, "자유시간 20%" 같은 제한된 제도만으로는 부족하다. 호기심은 문화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탐색을 위한 시간, 실패를 허용하는 공간, 서로 다른 부서 간의 교류가 시스템으로 내장돼야 한다.


리더라면 자문해봐야 한다. 지금의 평가 시스템은 창의적 탐색을 보상하고 있는가? 부서 간의 협업이 우연이 아니라, 일상으로 설계돼 있는가?

만약 그 답이 "아니다"라면, 다음 길라몬스터를 조직 안에서 발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혁신은 정장을 입고 오지 않는다."


대부분의 혁신은 아주 평범하지 않은 복장을 하고 나타난다. 가끔은 이상한 주제에 빠져 있는 사람, 별난 아이디어를 계속 이야기하는 직원, 이해되지 않는 관심사를 가진 동료가 조직에 있을 것이다. 그들을 무시하지 마라. 그들이야말로 다음 시장 기회를 품고 있을 수 있다.


기업은 그동안 너무 효율을 중시해왔다. 정해진 경로, 검증된 아이디어, 안전한 실행이 중심이 되는 문화에서 혁신은 자라나기 어렵다. 이제는 반대로 ‘조금은 이상해 보이는 시도’를 존중하는 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혁신은 얌전하게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 오히려 예상 밖의 모습으로, 측면에서 불쑥 들어온다. 리더의 역할은 그 혁신을 조용히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이함 속에서 가능성을 알아보는 눈을 갖는 것이다. 진짜 창의력은 언제나 익숙하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다.


Source: ANDREA OLSON (Jun 21, 2025), "Why Great Leaders Bet on the Unusual", Inc. (ChatGPT 활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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