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 초래하는 역효과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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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7일 일요일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이 초래하는 역효과

혁신(Innovation)은 어떤 조직 환경에서 가능할까?


구성원들이 새로운 것을 제안하거나, 또는 리스크를 감수할 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지닐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Wharton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런 심리적 안정감이 일상 운영 환경에서 역효과를 발휘한다. 혁신을 진작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업무 성과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혁신에서 심리적 안정감(Psychological Safety)을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새로운 것을 학습하고 창조적인 것을 시도할 때 다른 이들에게 아이디어를 묵살당하거나 조롱 및 질책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줄여줘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안정감을 북돋는 게, 저조한 성과에 책임을 묻지 않거나 기본적인 규칙에 대한 부담감을 주지 않는 게 아니다. 안정감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놓칠 수 있다. 


또한, 창의성이나 학습이 중요하지 않은 일상적인 운영 업무에서는 심리적 안정감이 효과를 발휘한다는 증거도 충분치 않다. 


"심리적 안정감에도 한도가 있다."


Wharton의 경영학 교수인 Peter Cappelli는 운영 업무에서는 통상적으로 따라야 하는 규정과 표준이 있음을 지적한다. 사실 대부분의 업무들이 창의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게 아니다. 심지어 창의성이 요구되는 업무들도 분명히 준수해야 하는 가이드라인과 절차들이 있다. 


Wharton의 HR센터장인 Liat Eldor 교수는 심리적 안정감이라는 개념이 경영현장에서 남용되고 있다고 역설한다. 관리자들이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이다.


이들은 다양한 산업과 직군을 대상으로 심리적 안정감이 미치는 성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적정한 수준의 심리적 안정감이 성과 개선에 기여했다. 심리적 안정감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생산성과 업무 정확도가 되려 감소했다. 


"편안함(Comfort)과 책임감(Accountability)의 균형"


Wharton 연구진들도 심리적 안정감의 기본 취지는 동의한다.


구성원들이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거나, 조직내에서 소외되거나, 조롱을 받거나, 또는 무시를 받는 환경이 조성되어서는 안된다.


다만, 심리적 안정감에도 적정한 한계(limit)가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대부분의 학자와 관리자들은 심리적 안정감의 긍정적인 면만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역효과는 간과한다.


심리적 안정감은 어떤 아이디어도 나쁘지 않다(no bad ideas)는 인식을 강화시켜 기본적으로 준수되고 충족시켜야 하는 것들에 대한 부담마저 줄여준다. 행위에 따른 결과와 저성과에 대한 부담도 약화된다. 더 나아가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시켜 주기 위해 성과에 대한 엄정한 평가와 피드백도 완화된다. 


정작 심리적 안정감이 크리티컬 하게 요구되는 창조적 업무들은 일부에 불과한데, 대부분의 운영 업무에서 심리적 안정감이 과도하게 권장된다.


Wharton 연구진들은 심리적 안정감의 역효과를 완화시기키 위해, 집단적 책임감(collective accountability)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고 질책하다 보면 심리적 안정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런데 집단적 책임감은 개인의 행동이나 성과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집단이 추구해야 하는 목표에 방점을 준다. 이 과정에서 각 구성원과 각 조직에게 요구되는 것을 명확하게 상기시킨다. 구성원 서로간, 그리고 회사 관점에서 추구해야 하는 책임감을 높이는 것이다.


"Good enough is good enough."


심리적 안정감은 적정하게 관리되어야 한다. 심리적 안정감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직원들이 자신의 부주의와 저성과에 둔감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직원들의 성과에 엄정하게 피드백을 주지 못하고, 늘상 나이스 하기만 한 유약한 관리자들을 양산 시킬 수 있다. 약이 독이 되는 것이다.


Source: Knowledge at Wharton (Nov 2023), "The Downside of Psychological Safety in the Work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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