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을이면 기업들은 내년을 위한 연간 전략을 준비한다. 수많은 데이터를 모으고, SWOT 분석을 정리하며, 멋지게 꾸민 프레젠테이션으로 조직을 정렬한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은 이제 근본적으로 무의미해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가속화한 변화 속도 때문에 전략이 완성되기도 전에 낡아버리기 때문이다. 전략의 유통기한은 더 이상 1년이 아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전략은 최소한 1년 동안은 유효했다. 그러나 지금은 분기, 심지어 몇 주 만에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흔하다. AI는 단순히 업무 속도를 빠르게 만드는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기업의 전략적 사고방식 자체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경쟁사는 불과 며칠 만에 AI 기반 제품을 출시하고, 고객은 하룻밤 사이에 새로운 요구를 드러낸다.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쏟아지고, 이를 기반으로 전략은 적시에 수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오늘날 기업에게 필요한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의 전략은 아직 살아있는가, 아니면 문서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가?” 이제 전략은 한 번 세워두고 지키는 약속이 아니라, 시장의 리듬에 맞춰 끊임없이 조율해야 한다.
"과거의 전략 수립 프로세스가 발목을 잡는다."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이 사용하는 전략 수립 방식은 수십 년 전 설계된 틀을 그대로 따른다. 당시에는 환경 변화가 지금보다 느렸기에, 정보를 모으고 분석한 뒤 1년 정도 유지되는 방향성을 잡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이 전제는 완전히 무너졌다.
실제로 AI가 제공하는 역량은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선다. 몇 초 만에 경쟁사 분석을 끝내고, 예측 모델로 수십 가지 시나리오를 돌려볼 수 있으며, 수천 건의 고객 피드백을 몇 분 만에 정리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계획의 속도를 따라잡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은 여전히 수십 장짜리 슬라이드와 오프라인 회의에 집착한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세운 계획은 발표 몇 주 만에 현실과 괴리되며, 결국 뒤늦은 수정을 반복하게 만든다.
문제는 전략을 일정 기간 유효한 ‘완성된 문서’로 보는 것이다. 전략은 문서가 아니다. 현실과 끊임없는 대화하며 조율하는 과정이다. 과거의 틀에 매달린 기업은 더 민첩한 경쟁자에게 속수무책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항상 켜져 있는 전략 (Always-On Strategy)"
새로운 접근법은 단순하다. 전략을 정적인 문서가 아닌, ‘항상 켜져 있는 프로세스’로 이해하는 것이다. 데이터 수집, 통찰 도출, 시사점 탐색, 그리고 신속한 전환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정기적인 전략 검토 회의가 여전히 필요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전략을 살아 있는 유기체로 다루는 태도이다.
‘항상 켜져 있는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기술이다. 과거에는 사람 손으로 처리해야 했던 수많은 작업이 이제는 AI에 의해 자동화된다. 데이터 수집, 경쟁사 분석, 시장 시나리오 시뮬레이션, 고객 피드백 정리 등은 이제 몇 시간, 심지어 몇 분 안에 끝낼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전략의 리듬 자체가 바뀐다. 예전에는 연 1회 혹은 분기별 검토가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필요할 때마다 전략을 재구성할 수 있다. 한 번의 결정으로 1년을 버티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미세 조정으로 시장과 나란히 움직이는 것이다.
실제 사례로, 일부 기업은 AI 기반 도구를 활용해 3단계 전략 프로세스를 실험하고 있다. 동적 SWOT 분석을 거쳐 기회를 자동으로 우선순위화하고, 전략과 실행 전술, 성과 지표까지 즉시 생성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리더의 통찰을 대체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작업을 줄여 리더가 고차원적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전략은 더 이상 ‘한 번 세우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다시 짓고 고칠 수 있는 구조물’이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전략을 대하는 태도이다. 전략을 고정된 보고서로 다룰 것인가, 아니면 매일 새롭게 갱신되는 살아 있는 체계로 다룰 것인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하느냐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한다.
"예측보다 적응이 생존을 결정한다."
AI 시대의 전략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전략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이미 낡아버린 전략을 여전히 믿고 따르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기업을 가장 빠르게 무너뜨린다.
성공하는 기업은 화려한 전략 문서로 승부하지 않는다. 그들은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끊임없이 배우고, 실행하며, 수정한다. 중요한 것은 예측이 아니라,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그에 맞게 적응하는 능력이다. 결국 전략적 우위란 ‘더 빨리 배우고, 더 빠르게 전환하는 힘’에서 나온다.
이제 기업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리는 여전히 반 세기 전의 방식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는가, 아니면 2025년의 현실을 반영해 끊임없이 조정하고 있는가?
전략은 살아 있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AI 시대에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Source: Soren Kaplan (3 Sep 2025), "Your Strategic Plan Is Already Obsolete Thanks to AI. Now What?", Inc. (ChatGPT 활용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