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자 효용 지도 Buyer Utility Map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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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1일 토요일

구매자 효용 지도 Buyer Utility Map

요즘은 누구나 푸른 바다(Blue Ocean)에 대한 기대감에 설레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정작 어떻게 첫 발걸음을 내디뎌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가치 혁신을 위한 실천적 도구로서 구매자 효용 지도를 살펴본다.

요즘 관심을 끌고 있는 가치 혁신(Value Innovation)의 핵심은 경쟁자와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경쟁이 무의미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그런데, 고객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고 서베이로도 파악할 수 없는 숨은 수요를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 가치 혁신 이론가들은 비고객(Non-Customer)에 대한 분석을 통해 새로운 시장 공간을 창출하라고 한다. 비고객은 우리 회사 상품의 구매를 거부하거나 우리 시장과 멀리 떨어져 있는 시장에서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기존 시장에서 제공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 요소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고객을 이해하는 것은 기존 고객을 정의하는 것 못지않게 자의적일 수 있다. 누가 고객이며 비고객은 어느 범위까지 포함시켜야 하는가? 이런 상황에서 고객 관점의 새로운 가치를 식별하는 도구로써 구매자 효용 지도를 활용할 수 있다. 

구매자 입장에서 생각하라

구매자 효용 지도는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경험들을 고객의 관점에서 제시한다. 기존의 가치 사슬은 공급자 관점에서 기업의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기업이 가치를 창출해내는 과정을 제품의 물류, 생산, 운송, 판매, 서비스 등으로 제시하며 각 단계에서의 기업의 역량 강화를 요구한다.

그러나 구매자 효용 지도에서는 구매자 관점의 경험 사이클(Buyer Experience Cycle)을 제시하고 있다. 구매자는 제품의 구매에서 처분에 이르기까지 여섯 단계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즉 구매•배달•사용•보충 •수리•폐기 처리 등의 단계에서 구매자들은 각 단계에서 고유한 경험을 겪게 되는데, 공급자는 각각의 단계에서 차별적인 효용을 제공해야 한다.

공급자 관점의 가치 사슬에서는 품질이나 비용, 신속성 등 회사 내부 관점의 역량에 힘을 기울이기 쉽다. 이러한 역량들은 모든 회사들이 동일하게 추구하게 되어 차별화를 시도하거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구매자 관점의 경험 사이클은 차별적인 목표 수립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또한, 고객 관점에서 실제 느낄 수 있는 효용을 제시하여, 공급자가 아무리 내부적 혁신을 해도 구매자가 느끼지 못하는 효용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차별적인 효용을 제공하라

효용을 줄 수 있는 여섯 단계를 파악했다면, 이젠 어떤 효용을 줄 수 있는지 파악할 차례다. 구매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효용 지렛대(Utility Levers)는 여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고객 생산성 향상, 단순함, 편리함, 고객의 신체적 또는 재무적 위험 제거, 재미와 이미지, 환경 친화성. 결국 여섯 단계별로 여섯 종류의 효용이 주어짐에 따라 총 36개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기존의 기업들은 동일한 경험 단계에 동일한 효용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제공하느냐에 주력한 경향을 살펴볼 수 있다. 현재 제공되는 효용이 개선의 여지가 많다면 이와 같은 접근법도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그 수준이 정점에 이른 산업에서 동일한 단계, 동일한 효용으로 경쟁하는 것은 푸른 바다로 가는 길에 역행하는 것이다.

구매자 효용 지도를 통해 고객에 제공하는 가치 영역을 경쟁사와 비교할 수도 있고 아직 비어 있는 칸을 발견할 수도 있다. 아직도 다양한 혁신의 틈새를 발견하고 푸른 바다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해 볼 때이다.
 
(장강일. LG주간경제 200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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