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사는 기업들, 오늘의 경쟁우위는 내일이면 사라진다.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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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11일 토요일

하루를 사는 기업들, 오늘의 경쟁우위는 내일이면 사라진다.

지금 경쟁사보다 탁월하게 높은 성과를 발휘하는 기업들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

과거에는 기업들이 산업 평균을 따라가기만 해도, 계속 커져가는 경제 성장의 과실을 그럭저럭 따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미 수많은 국가에서 장기 경제성장률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평균에 들어가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산업 평균만큼 따라가도 성장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성과를 내기는 커녕, 1년 동안 유지하기도 힘든 세상"

컨설팅회사 BCG는 지난 40년간 22,000개 기업들의 성과를 조사했다. 각 산업 섹터 별로, 고성과 기업들이 얼마나 상위권에 오래 머무는지 파악하기 위해, 총주주수익(Total Shareholder Return)으로 성과의 지속성을 살펴봤다. 각 섹터 별로 TSR이 상위 20%에 해당하는 기업들을 고성과 기업으로 정의하고, 업계 평균(50%)과 비교해서 얼마나 그 우위를 유지하는지 분석했다.

1980년대에는 고성과 기업들이 그 다음해에 평균대비 우위가 감소하는 비율이 15%였다. 5년이 지나도 산업 평균보다 비교적 높은 성과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했다.

그런데 2008년의 고성과 기업들은 그 감소 비율이 얼마나 될까? 100%였다. 한 번 급격하게 성과가 오른 다음에 불과 1년 만에 평균으로 회귀한 것이다. 심지어 상당수의 기업은, 2년 이후에 평균보다 더 하회하기도 했다. 이 급격하게 짧아진 주기는 특정 산업에 한정된 게 아니라, 대부분의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했다.

"과거와 다른 현재, 더 이상의 안정적인 경쟁우위는 없다."

과거에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산업 환경에서 계획(plan) 기반의 전략이 통했다. 매력적인 산업을 선정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운영 비용의 절감을 달성하기만 하면 비교적 오랫동안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대기업은 1년 이후에도 그 위세를 유지했으며, 개별 회사가 산업이나 시장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금은 전혀 다른 상황에 돌입했다. 파괴적 혁신과 기술적 변화, 그리고 민첩성과 같은 역동적인 역량들은 기업의 규모(size)에 얽매이지 않으며 전통적인 규모의 경제에 기반했던 경쟁우위들을 무너뜨리고 있다. 더 나아가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은 산업과 시장의 경계까지 흐트려 놓았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고성장을 유지하는 기업들이 있다.

TSR 상위 20%의 기업들을 고성장 기업이라고 했는데, 이 상위 기업 안에서도 17%에 속하는 기업들은 성장 감소세가 5%에 불과했다. 다른 고성과 기업들이 1년 만에 평균 성장률로 곤두박질치는 와중에도, 이들은 거의 요지부동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평균의 중력을 박차고 날아 오르는 비결"

이 기업들은 어떤 점이 다를까?

첫째, 사고방식(mental model)을 재부팅한다.

경쟁우위와 성과가 지속될 거라는 기대감, 그리고 현재의 사업모델과 관행이 불변할거라는 믿음을 떨쳐버려야 한다. 이러한 마인드를 깰 수 없다면, 현재 처한 상황을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절박한 위기의식과 선제적인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지금의 사업모델과 운영방식이 아무리 성공적이었다 할지라도, 영원히 성공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요구된다.

Amazon은 첫 날(Day 1)의 마인드를 유지하라고 독려한다. 시장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이런 상황에서 창조는 선택이 아니라 불가피한 것이다. Jeff Bezos는 어느날 Amazon이 망할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이야기한다. 이를 최대한 늦추는 게 그와 직원들의 역할인 것이다. 매일같이 첫 날로 돌아가는 마음가짐으로, Amazon은 정체를 피하고, 변화를 수용하는 문화를 권장한다.

둘째, 새로운 지표(metrics)를 채택한다.

기업들이 통상적으로 활용하는 지표는 성장률, 시장 점유율, 수익성 등이다. 모두 과거에 발생한 데이터에 기반하며, 현재의 성과를 평가하거나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미래에 지속적인 성과를 발휘하는 데는 유용하지 않다.

경영자는 조직과 미래와의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미래지향적인 지표들을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의 혁신 활동과 신상품에 기반한 매출 비중(freshness) 지표를 측정하거나, 조직의 혁신성과 지속 성장 가능성을 나타내는 활력(vitality) 지표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셋째, 전략에도 다면적 접근법(multidimensional approach)을 취한다.

미래의 성공 요소는 분명히 현재와 다를 것이다. 그래서 기업은 현재 사업을 운영하는 것과 장기적인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이 두 가지는 근본적으로 전혀 다른 스킬을 필요로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는 있는 조직 구조를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Google은 2015년에 Alphabet이라는 우산 형태의 지주회사와 자회사 구조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케네디가 도전적인 미래를 준비했던 문 샷(moon shot)과 같이, 자율주행차와 생명과학과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는 조직들을 구현했다. 그리고 검색과 인터넷 서비스 등 현재 핵심 사업에 주력하는 조직도 최적화시켰다.

넷째, 조직 역량(organizational capabilities)을 재창조한다.

외부 환경이 역동적으로 변해가는 상황에서, 회사도 효율성이나 품질 등 정적인 역량에만 더 이상 의지할 수 없다.

경영자는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들을 끊임없이 실험하고 규모를 키워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새로운 조직적 특성이 필요하다. 바로 다양한 백그라운드와 사고방식, 왕성한 도전과 활발한 협력을 유도하는 문화, 그리고 조직의 학습 역량이다. 이를 위해선 조직의 경직된 관료제를 무너뜨려야 하고, 새롭게 대두되는 기술도 신속하게 습득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Source: Martin Reeves, Kevin Whitaker, Tom Deegan (Jan 2020), "Fighting the Gravity of Average Performance", MIT Sloan Management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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