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축구가 아니라 농구처럼 하라.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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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축구가 아니라 농구처럼 하라.

많은 기업들이 AI 도입에 나서고 있지만, 세 곳 중 두 곳은 실패를 겪는다. 기술 자체가 나빠서가 아니다. 문제는 기술을 ‘어떻게’ 도입하느냐에 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AI 도입을 일방적인 ‘위에서 아래로의 변화’로 착각한다. 대표이사의 이메일 한 통, 누구도 원하지 않은 화려한 신기술, 그리고 현장의 현실을 무시한 교육 프로그램. 하지만 직원들은 단지 ‘시켜서’ AI를 쓰지 않는다. 오히려 그 기술이 자신을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 속에 머뭇거리기만 한다.


진짜 변화는 ‘아래에서 위로’ 퍼져나간다. 실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AI를 직접 만들고, 수정하고, 자신의 방식에 맞게 적응시킬 때 변화는 시작된다.


Asana Work Innovation Lab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AI가 일상 업무에 효과적으로 스며드는 방식은 바로 '워크플로우'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즉, 사람들이 실제 업무를 처리할 때 AI를 도구로 삼아 새로운 작업 방식을 만들어낼 때, 조직 전체에 파급력이 생긴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워크플로우 투자 수익률(ROWI, Return on Workflow Investment)’이라는 지표가 사용되었다. 누군가가 만든 AI 워크플로우가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널리 채택되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이 수치를 통해, AI가 실제로 확산되는 방식과 그렇지 못한 방식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



"혼자만 잘해봤자 소용없다: ‘육상형’ AI 워크플로우"


일부 직원들은 자신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워크플로우를 만든다. 예를 들어, 마케팅 담당자가 자신만의 콘텐츠 스타일과 포맷에 맞춘 카피 생성 워크플로우를 구축한다고 하자. 이 워크플로우는 그의 업무를 훨씬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준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난다. 이 워크플로우는 너무 개인화되어 있어, 다른 사람이 쓸 수가 없다. 포맷도 다르고, 문맥도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조차 다르다. 결과적으로 누군가가 이걸 활용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이런 식의 ‘1인 전용’ AI 활용 방식은 조직 전체에 변화를 일으키지 못한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육상형’ 워크플로우의 ROWI는 단 12%다. 100개의 워크플로우가 만들어져도, 12명밖에 따라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개인의 생산성 향상에는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조직 차원의 변화나 협업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 결국, 혼자서 달리기만 잘하는 것으로는 팀 전체가 성장할 수 없다. 협업의 확장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AI는, 처음엔 빠르지만 금세 한계에 부딪힌다.



"위에서 내리꽂는 방식: ‘미식축구형’ AI 도입의 함정"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IT 부서나 프로젝트 관리팀이 만든 표준화된 AI 도구를 전사적으로 배포하는 방식에 의존한다. 이를 ‘미식축구형’ 워크플로우라고 부른다. 중앙에서 전략을 짜고, 전체 조직에 명령을 내려 실행에 옮기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모든 부서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버그 리포트를 올리도록 자동화된 폼을 만들고, 이를 전사에 배포한다. 이 방식은 통제와 감사, 일관성이 중요한 업무에는 잘 작동한다. 규제가 많은 산업이나 대규모 운영 환경에서는 특히 유용하다.


하지만 이 방식에도 약점은 있다. 현장의 세세한 맥락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아무리 잘 설계된 시스템도 현실에서 어긋난다. 기능은 있지만, 쓸모는 없는 ‘죽은 시스템’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의 평균 ROWI는 122%다. 성능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조직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지는 못한다. 표준화만 강조한 도구는 ‘모든 사람을 위한 무언가’가 되려다 ‘아무도 제대로 쓰지 않는 도구’가 되기 쉽다.



"진짜 변화는 팀플레이에서 온다: ‘농구형’ AI 전략"


AI가 조직에 깊이 뿌리내리기 위해선 ‘농구형’ 접근이 필요하다. 이 방식에서는 특정 부서나 개인이 아닌, 서로 다른 팀과 역할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AI 워크플로우를 만든다. 모든 구성원이 공을 터치하는 농구처럼, 설계, 테스트, 개선 과정에 모두가 참여한다.


예를 들어, 영업팀과 마케팅팀이 함께 리드 점수화 AI 모델을 개발한다고 가정해보자. 단순히 AI팀에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양측이 함께 논리를 설계하고 데이터를 조정하며 현실에 맞는 모델을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실제로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이러한 공동 창작 방식은 강력한 파급력을 갖는다. 연구에 따르면 ‘농구형’ 접근은 ROWI가 무려 651%에 달한다. 한 명이 만든 워크플로우가 조직 전체로 퍼지는 것이다. 이는 AI가 단순한 기술을 넘어, 실질적인 조직 문화와 업무 방식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AI는 혼자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함께 만들고, 함께 다듬고, 함께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변화는 참여를 통해 이루어진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누가 함께 만드는가다."


대부분의 기업은 아직도 잘못된 게임을 하고 있다. IT 부서가 만든 전사 도구를 일괄 배포하거나, 소수의 ‘AI 천재’가 만든 툴을 주변에 소개하는 정도에 그친다. 이러한 방식은 제한된 영역에서는 작동하지만, 조직 전체에 변화를 퍼뜨리기에는 부족하다.


진짜 AI 확산은 ‘팀 기반 설계’, 즉 농구형 접근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 실제 사용자가 설계자와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한다.

• 서로 다른 부서와 직무가 공동으로 워크플로우를 설계해야 한다.

• 단 한 번의 설계가 아니라, 지속적인 개선과 테스트를 반복해야 한다.


기술은 단독 플레이로는 확산되지 않는다. AI가 진짜 도구가 되기 위해서는 협업과 조율, 그리고 참여가 필수다. 농구에서 어시스트가 슛만큼 중요한 것처럼, AI 도입에서도 ‘함께 만드는 힘’이 결정적이다.


Source: REBECCA HINDS (Jul 3, 2025), "AI Is a Team Sport—Here’s Why Most Companies Keep Dropping the Ball.", Inc. (ChatGPT 활용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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