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창업의 비밀. 복잡성을 지운다고 명확성이 나오지 않는다?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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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8/30

성공하는 창업의 비밀. 복잡성을 지운다고 명확성이 나오지 않는다?

지금은 기업가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대이다. 


기후 위기, 지정학적 불안, 사회 양극화, 인공지능의 급부상이 동시에 밀려오며 삶과 일, 문제 해결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이런 전환기에 기업가는 일자리와 성장만 만드는 존재가 아니다. 복잡한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설계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기존 규칙을 다시 쓰는 변화의 촉매제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말은 틀리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 스타트업의 성패를 가르는 힘은 팀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배우며, 어떻게 결정을 내리는가에 숨어 있다. 


많은 창업자가 초기 성장의 관성에 기대지만, 불확실성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팀의 신뢰와 역할 분담, 학습 속도가 성과의 핵심 지렛대가 된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고객의 문제를 더 깊이 사랑해야 한다. 해법에 집착하면 변화에 취약해지지만, 문제에 집착하면 방향 전환이 가능해진다. 결국 기업가의 임무는 단일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실행 가능한 다음 해답을 끌어내는 것이다. 


명확성은 복잡성을 지운 자리에서 나오지 않는다. 서로 모순되는 요구를 견디며 가설을 세우고 검증을 반복할 때 천천히 드러난다. 그래서 오늘의 기업가는 낙관과 현실감각, 속도와 성찰, 구조와 유연성을 동시에 다루는 역설적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이것이 위기의 시대에 성장하는 팀과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는 팀을 가르는 분기점이 된다.



"성공하는 창업팀, 하이브리드 팀 빌딩과 집단 기억의 설계"


강한 팀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가장 성과가 높은 스타트업은 하이브리드한 팀 형성 전략을 사용한다. 신뢰가 있는 지인과 손을 잡아 심리적 안전을 확보하고, 동시에 서로 다른 기술과 네트워크를 지닌 인재를 영입하여 역량의 보완성을 극대화한다. 이 조합은 트랜잭티브 메모리 시스템, 즉 팀 내에서 누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맡는지에 대한 공유 지도를 형성한다. 공유 지도가 명확할수록 역할은 분명해지고, 의사소통은 간결해지며, 학습은 가속화된다. 실제로 크라우드 펀딩과 스타트업 경진대회 데이터를 보면, 하이브리드 전략을 쓴 팀은 단일 접근만 고집한 팀보다 더 많은 자금을 모으고 초기 생존률을 크게 높였다. 


중요한 것은 멤버의 수가 아니라 상호 보완의 질이다. 창업 초기에 필요한 역량은 제품, 고객개발, 운영, 재무, 파트너십으로 분산되어 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잘할 수 없으므로, 팀은 차이를 설계해야 한다. 신뢰만으로 꾸리면 시야가 좁아지고, 실력만 보고 모으면 결속이 약해진다. 따라서 채용과 지분 설계, 의사결정 권한과 보상 체계를 이 보완성과 연동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우리의 공유 지도는 최신인가’를 점검하고, 중복과 공백을 드러내어 재배치해야 한다. 


팀은 해체와 재조합을 거치며 강해진다. 결국 창업팀 빌딩은 사람을 모으는 일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기억과 역할의 네트워크를 설계하는 일이다.



"구조는 필요하지만 가벼워야 한다, 초기 조직 설계의 역설"


초기 스타트업에서 구조는 양날의 검이다. 구조가 없으면 혼란이 커지고, 구조가 과하면 속도가 늦어진다. 해법은 최소 유효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미션과 북극성 지표, 주간 실행 리듬, 의사결정 권한, 역할의 80%만 고정하고 나머지 20%를 실험과 학습을 위해 열린 상태로 둬야 한다. 이렇게 하면 책임은 분명해지고, 변화에는 유연해진다. 예를 들어 제품팀과 영업팀 사이의 역할 정의, 고객 피드백의 수집·해석·반영 주기, 현금흐름 관리를 위한 승인 임계치만 명확히 해도 마찰이 급감한다. 


반대로 문서와 회의가 늘어나는 만큼 의사결정이 빨라지지 않는다면 구조는 이미 비용이 된다. 초기에는 직함보다 역할을, 절차보다 결과를, 보고보다 리듬을 중시해야 한다. 팀원이 새로운 역할을 시도하고 빠르게 숙달할 수 있도록 직무의 경계를 넓게 잡고, 실패에서 배운 교훈을 다음 주 스프린트 계획에 바로 반영해야 한다. 


구조는 통제의 울타리가 아니라 학습의 레일이어야 한다. 병목은 규칙이 너무 적어서가 아니라, 목적과 연결되지 않은 규칙이 너무 많아서 생긴다. 결국 좋은 구조는 팀이 고객 문제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만들고, 나쁜 구조는 팀이 내부 프로세스에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든다. 리더는 분기마다 구조의 무게를 점검하고 불필요한 규칙을 과감히 제거해야 한다.



"투자자가 진짜 보는 것, 아이디어보다 팀의 학습 역량"


투자자는 아이디어와 시장 크기, 확장성을 본다. 그러나 마지막에 투자 버튼을 누르게 만드는 것은 팀의 태도와 역량이다. 서로 보완되는 기술 구성이 있는가, 압박 속에서도 학습 속도를 유지하는가, 빠르게 전환하되 가설과 데이터로 움직이는가가 관건이다. 


탑티어 투자자는 돈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날카로운 질문으로 논리를 단련시키고, 전략의 단순화를 돕고, 실행 과정에서 보폭을 맞추되 창업자의 주도권을 존중한다. 문제에 깊이 몰입하고 파트너십에 열려 있는 팀은 자본과 지혜를 함께 끌어들인다. 


초기 미팅에서 가장 강력한 신호는 완벽한 답이 아니라, 배우고 바꾸는 과정의 선명함이다. 첫 실험의 실패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고객 인터뷰의 통찰이 제품 로드맵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팀 내 이견을 어떤 원칙으로 정리했는지가 팀의 품질을 보여준다. 투자자는 스토리텔링을 듣지만, 증거 기반의 결정을 찾는다. 그래서 데이터 룸의 깔끔함만큼 주간 회고의 깊이가 중요하다. 결국 투자 판단은 현재 가치가 아니라 학습 곡선의 기울기에 대한 내기이다. 리더는 성과를 포장하기보다 학습을 설계해야 한다. 이 태도가 장기적으로 더 큰 신뢰를 만든다.



"배우기만 빠른 팀보다, 빨리 ‘잊고’ 다시 배우는 팀이 강하다."


불확실한 환경에서 성공한 창업자는 빠른 학습자이면서 과감한 언러너(un-learner)이다. 


언러닝은 잊는 것이다. 과거의 성공 공식을 내려놓고 새로운 근거에 맞게 믿음을 업데이트하는 능력이다. 실수 회피가 아니라 체계적 학습이 성과를 만든다. 


이를 위해서는 심리적 안전이 전제되어야 한다. 오류를 공개적으로 다루고, 피드백을 방어가 아니라 자원으로 쓰고, 과거 지식을 절대화하지 않는 문화가 필요하다. 


호주의 디자인 플랫폼 캔바의 공동창업자 멜라니 퍼킨스는 이 태도를 잘 보여준다. 연감 제작 도구에서 출발했지만 사용자 필요에 맞춰 끊임없이 가설을 수정했고, 수많은 투자 거절 속에서도 비전을 다듬으며 전진했다. 집요함과 유연함의 결합이 아이디어를 플랫폼으로, 플랫폼을 생태계로 확장시켰다. 중요한 것은 열정이 아이디어에 묶이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 묶이는 것이다. 그렇게 할 때 전환은 좌절이 아니라 진화가 된다. 장기적으로 창의성을 유지하는 팀은 성과 중심의 긴장만 키우지 않는다. 학습 중심의 루틴을 꾸준히 운영한다. 회고에서 원인과 재발 방지를 분리하고, 실험 설계와 지표의 적합성을 검증하며, 배운 것을 다음 의사결정의 규칙으로 승격시킨다. 지속 가능성은 재능이 아니라 루틴에서 나온다.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둘 다, 역설을 견디는 사고가 창의성을 만든다."


스타트업은 상반된 요구의 교차점에서 움직인다. 


빠르면서 정확해야 하고, 유연하면서 일관되어야 하며, 낙관적이면서 현실적이어야 한다. 이런 긴장을 회피하면 극단으로 기운다. 반면에 역설을 붙들고 머무는 팀은 긴장을 에너지로 바꾼다. 이것이 역설적 사고의 핵심이다. 


팬데믹 시기 대규모 검사를 위해 개발된 이중 단계 PCR 프로토콜은 속도와 정확도 사이에서 둘 중 하나를 포기하지 않는 사고의 좋은 예이다. 먼저 샘플을 풀링해 효율을 높이고, 양성 신호가 나오면 개인별로 재검사하여 정확도를 확보했다. 


스타트업도 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역설을 다루는 질문은 “A 아니면 B”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A와 B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가”이다. 이 질문이 갈등을 발명으로 바꾸고, 협상을 공동 설계로 전환시킨다. 역설은 제거 대상이 아니라 설계 변수이다. 리더는 긴장을 숨기지 말고 명명해야 한다. 그리고 지표와 의사결정 포럼, 팀 구조에 그 긴장을 반영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조직은 흔들리지 않는 유연성을 얻게 된다.



"창업자에게 주는 세 가지 조언"


첫째, 사람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함께 배우고 함께 지을 수 있는 파트너가 최고의 자산이다. 서로의 생각을 도전할 수 있을 만큼 심리적 안전이 있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만큼 역량이 다르게 겹쳐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동료는 가장 강력한 동맹이 된다. 


둘째, 해법이 아니라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에 울림이 있는 문제일수록 위험 감수성과 끈기가 높아진다. 의미가 있어야 불확실한 길을 오래 버틸 수 있다. 


셋째, 성과만이 아니라 학습을 지표화해야 한다. 완벽한 실행만 추구하면 번아웃과 패턴 고착이 따라온다. 호기심을 유지하고 피드백을 생활화하며, 매 주기마다 “무엇을 배웠는가”를 공식 아젠다로 올려야 한다. 학습 지향을 가진 사람들은 생애 전반에 걸쳐 창의성을 더 오래 유지한다. 


결국 생존과 도약의 차이는 운이 아니라 설계이다. 팀을 의도적으로 구성하고, 문제를 집요하게 정의하고, 학습을 루틴으로 만든 조직만이 불확실성의 파도 위에서 기회를 잡는다. 창업은 스프린트가 아니라 박자감 있는 마라톤이다. 방향을 잃지 않는 리듬을 갖춘 팀이 끝까지 살아남는다.


Source: INSEAD (26 Aug 2025), "INSEAD Explains Entrepreneurship: The Mindset for Success" (ChatGPT 활용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