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문제해결의 비결은 異見(dissent) 한 스푼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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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9일 일요일

탁월한 문제해결의 비결은 異見(dissent) 한 스푼

점점 복잡해지는 경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양한 관점이 필요하고 이를 아우를 수 있는 협업이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리더들이 자신은 이견(dissent)을 반긴다고 하지만, 실제 반론을 접하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기 쉽다.


직원들이 완강히 반대 의견을 표출하기 보다는 리더에게 충성심을 보이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을 선호한다. 리더와 다른 의견을 가진 직원도 눈 밖에 날 리스크를 감수하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고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 편안해 한다.


"지시(direct) 하지 말고, 고무(inspire) 한다."


리더의 역할은 모든 위대한 아이디어들을 제시하는 게 아니다. 리더는 그런 탁월한 아이디어들이 도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경영 저술가 Simon Sinek은 리더의 역할을 이렇게 단언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단숨에 해결책을 제안하는 게 리더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리더는 문제 상황에서 구성원들이 느끼는 바에 주력한다. 혼란스럽고 앞으로 무엇이 일어날지 막막한 상황에서 직원들이 느끼는 당혹감을 공감한다. 그리고 직원과 리더가 한 마음이며, 현재 상황을 모두가 동일하게 이해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이제 모두가 한 뜻으로 최선의 답을 찾아가기 시작하면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리더와 구성원들은 서로 연결(connect)되며, 직원들은 평정심을 되찾고 업무를 이어 나가며, 리더 혼자서는 찾지 못했을 해결책을 마침내 고안해낸다. 


Harvard대 Ron Heifetz는 이렇게 구성원들을 하나로 아우르는 환경을 조성하는 역량을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 적응 리더쉽(adaptive leadership)의 핵심 요소라고 역설한다.


"이견을 명시적으로 독려한다."


단순히 반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리더는 직원들에게 이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레일리아의 John Monash 장군은 최적의 군사 전술을 도출하고 싶었다. 그는 부하 장교들이 군대의 맹목적인 복종 태도에서 벗어나 각자의 전투 경험을 최대한 발휘해 본인의 전술을 보강해 주길 원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이 맞을 때 부하들이 충성을 다 하는 것 보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을 때 부하들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술 전략 회의를 주기적으로 개최하며, 부하들의 충고에 적극 귀를 기울였다. 이를 통해, 부하 장교들은 직급 고하에 상관없이 최종 도출된 전술에 오너쉽과 신뢰를 느끼게 되었다. 탱크와 포격부대, 공군, 지상 전투부대 등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한 몸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반대론자와 적극 어울린다."


종종 일부 반대 의견은 사전에 충분한 정보에 기반하지 않거나, 듣는 것 자체가 불편할 경우가 있다. 


그러나 리더는 불편함은 잠시 제쳐주고, 조직내 인지적 차이가 발생하는 것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이런 이견들을 유의미한 징후 및 데이터로 여기고, 이들의 타당성을 살펴봐야 한다. 때로는 불편하고 성가신 논쟁에 관여해야 할 수도 있다.


어떤 회사는 의도적으로 조직내 취약한 점을 발견하고 공격하는 선의의 비판 조직(red team)을 운영한다. 또는 프로젝트가 실패할 수 있는 이유를 미리 점검하는 사전부검(premortem) 팀을 활용한다. 의사결정 전에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이 계획이 망했다는 가정 하에 실패 원인을 찾는 것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반대 의견들에 귀를 기울이고, 자칫 편향된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직사고를 방지한다. 결국은 조직내 모든 생각들을 끄집어 냄으로써 민첩성과 회복력(resilience)을 높인다. 


"동의하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 Agree to disagree


이견과 다양성을 수용하려는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반대론자는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결국은 잘못된 의사결정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람들은 통상 동의하지 않으면 동의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대론자들은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끝까지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야 하는 거라고 이해한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이 정말 힘을 발휘하기 위해선,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게 낫다.


'나는 여전히 내 의견이 맞다고 믿는다. 그러나 나는 이 의사결정에 참여해 내 의견을 피력하고 최종 의사결정에 기여했다는 것에 감사한다. 그리고 이런 수렴과정을 통해 이루어진 최종 의사결정을 존중한다.'


이를 통해 반대론자는 자신의 생각이 바뀌지 않았음을 어필함과 동시에 조직과 리더의 의사결정에 동의하고 지지를 표명한다. 


요컨대, 이견을 자유롭게 제기할 수 있고, 또 다양한 이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조직은 더욱 성장하고 번성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다. 리더는 불편함을 느끼더라도 이를 의도적으로 독려하고,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조직과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Source: Ben Fletcher (May 2022), "Into all problem-solving, a little dissent must fall", McKinsey &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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