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리더라면, 바삐 일하지만 말고 생각 좀 하라.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장강일의 경영전문블로그입니다.

2015년 9월 5일 토요일

당신이 리더라면, 바삐 일하지만 말고 생각 좀 하라.


회사 구성원들에게 근황을 물어보면 언제나 모두가 바쁘다고 한다. 늘상 분주해야만 왠지 능력 있고 중요한 인력인 듯 인식된다.

그런데, 항상 바쁘다는 건 문제가 있다. 특히 회사나 부서를 담당하고 있는 리더라면 더욱 그러하다. 이는 당신이 생각(think)하고 반추(reflect)할 겨를이 없음을 뜻한다.

한 글로벌 은행의 CEO는 강조한다. "경영자가 항상 바쁘게 생활하는 것은 그야말로 쉽다. 언제나 참여해야 할 미팅이 있고 하루 걸러 출장을 갈 꺼리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바삐 움직이라고 연봉을 받는 게 아니다. 내 역할은 회사 전략을 깊이 있게 숙고하는 것이다."

Bill Gates는 매년 두 차례씩 1주일간 외진 해변의 오두막에서 생각 주간을 가진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모든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에 대해서만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Warren Buffett도 거의 매일같이 그저 앉아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라고 역설한다.

만약 당신이 생각할 시간을 만들 수 없다면, 아마도 당신이 회사나 조직, 팀을 그리 잘 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신은 항상 목전의 작은 불들을 끄는라 여념이 없다. 그리고는 정작 회사를 온통 잿더미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저명한 경영학자인 Henry Mintzberg는 대부분의 전략들이 불시에 발현(emergent)된다고 설명한다. 사전에 수립된 전략 계획대로 실행되면서 전략이 구현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대부분 예상치 않은 사건을 맞이해 기회주의적인 대응을 통해 전략이 나타난다. 경영자들은 이러한 새로운 이벤트와 기대치 않은 상황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생각하는데 할애해야 한다. 철저히 생각하고 제 때에 조정을 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리더는 생각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않는다.

여기 경영자들이 회사의 큰 그림을 생각할 때 유용한 5가지 길잡이 질문이 있다.

1. What does not fit?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동시에 진행할 때, 이 모든 프로젝트들이 함께 의미가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개별적으로는 하나하나 매력적일 수 있다. 그런데, 전체의 합이 부분보다 더 나은가?

스티브 잡스는 겉으로는 매력적인 사업을 철수시키면서 구성원들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의미 있는 사업이에요. 하지만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면 충분한 가치가 없어요." 합이 부분보다 더 나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면, 개별 사업들을 다시 한 번 재고해보라.

2. What would an outsider do?

대부분의 회사들은 기존의 제품과 프로젝트, 신념들에 구속된다. 이는 조직 이론가들이 말하는 몰입의 상승(escalation of commitment) 효과에서 기인한다. 지금까지 들여온 공이 있어서 지속적으로 매달리는 것이다. 하지만 경영상황은 계속 변화하고 당신이 붙들고 있는 신념과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외부의 사람이 새롭게 우리 회사를 떠맡게 되었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해보라. 인텔의 Andy Grove는 이를 회전문(revolving door) 사고라고 일컬었다. 외부인처럼 생각하고 기획을 한 다음에, 우리 방식으로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이런 접근법을 통해 십여 년 동안 2자릿수의 매출과 수익 성장을 거두었다.

3. Is my organization consistent with my strategy?

무수한 회사들이 혁신을 외쳐대지만 실제 조직 구조와 문화는 혁신과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진정한 혁신을 위해선 관료주의적인 문화를 극복해야 하고 기존의 업무 관성들을 떨쳐버려야 한다.

조직이 지향하는 전략적 열망과 현재의 조직 체계가 얼마나 잘 부합하는지 생각해보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한다면 어떤 모습의 조직이 되어야 하는가?

4. Do I understand why we do it this way?

"왜 이 방식으로 일하시나요?" 이런 질문에 대개는 관행이라고 답변하기 쉽다. 그런데, 왜 그렇게 수행하는지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면 더 이상 그 업무를 개선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십여 년 전에 영국 신문사들은 커다란 사이즈로 신문을 인쇄했다. 그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의 저명 신문들이 그 사이즈로 인쇄해왔고, 또 고객도 다른 크기의 신문을 원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나왔다. 그런데, Independent지가 신문 사이즈를 반으로 줄이면서 매출이 급격히 늘었으며 대부분의 신문들이 따라서 사이즈를 줄였다. 고객의 숨은 니즈가 있었음에도 관행으로 받아들이며 그 이유에 대해 생각조차 않은 것이다.

재미난 사실은 영국 신문 사이즈는 1712년부터 비롯되었다고 한다. 당시 신문의 페이지수를 기준으로 세금을 과세하자 신문사들이 페이지를 줄이려 사이즈를 키운 것이다. 처음에는 지극히 합리적인 이유로 시작되었지만 이후엔 그 이유는 잊혀지고 그저 답습한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고 있는 관행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대와 상황이 변했는데 예전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하는 것인지 그 이유를 깊이 있게 생각해보라. 이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다면, 바로 그 곳에 더 나은 개선기회가 숨겨져 있다.

5. What might be the long-term consequences?

마지막 질문은 주요한 전략적 행위들의 중장기 결과를 묻는 것이다. 대부분 단기간의 성과로 전략적 의사결정을 판단하곤 한다. 그런데, 전략적 행위들은 단기와 장기 영향이 상이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영국의 한 병원은 치료가 쉬운 환자들을 다루는 것이 병원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판단으로 이러한 환자들에 집중했다. 실제 단기적 성과도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훼손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을 다루었다면 그만큼 의료진의 역량이 전반적으로 늘어나 장기적인 성과가 개선되었을 텐데 그 기회를 놓친 것이다.

전략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복잡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단기적 그리고 장기적 결과가 파생된다. 당신이 리더라면 단지 분주히 일을 한다는 것에 자족하지 말고, 부디 생각을 해야 한다. 생각할 시간을 만드는 게 리더의 역량이다.

Source: Freek Vermeulen (Sep 2015), "5 strategy questions every leader should make time for", H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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