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에서 B4B로 변해야 산다 - 경영전문블로그 Innov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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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19일 토요일

B2B에서 B4B로 변해야 산다

B2B와 B4B의 차이는 무엇일까?


비슷해 보이지만, Business-for-Business로 사업을 인식한 회사는 매출과 고객 유지율이 증가하고, 직원들의 사기도 올랐다고 한다.


B2B에서 B4B로 생각이 바뀌면, 사업의 목적(purpose)에 대해서 더 깊게 고민하게 되고, 조직내 혁신과 창의성도 촉발시킨다.


"B4B의 안경을 쓰면 세상이 달라질까?"


Luker Chocolate 회사는 다른 식품회사에 초콜릿 원료를 제공한다. 혁신 담당 임원을 맡고 있던 Sergio Restrepo는 영업직원들이 다른 제품들과 별 차이 없이 Commodity화된 초콜릿 원료를 물량 할인으로 대량 판매하는 데 주력하는 것을 파악했다. 영업사원들은 고객사의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도 높지 않았다.


B2B 관점에서 주된 성공 지표는 판매 수량이다. 고객사를 이해할 필요도 없고, 고객사의 사업을 진전시키는 데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다른 기업에 상품을 파는(sold to) 비즈니스 모델에서 다른 기업을 위해서 일하는(worked for) 모델로 전환하면 세상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B4B의 성공 지표는 고객사를 얼마나 잘 지원하고, 고객사의 성공에 얼마나 기여하는 가로 바뀐다.


예컨대, Luker Chocolate은 고객사인 쿠키 제조 회사를 돕기로 했다. 기술 전문가를 파견해 초콜릿을 활용하는 생산 공정 개선과 공장 설계도 지원한다. 그리고 관련된 시장 동향도 공유하고, 소비자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도 제공한다. 사업개발팀을 만들어, 쿠키 제조 회사의 패키지 개선 작업에도 참여해 개선된 포장으로 신규 소매 채널에 제품을 출시하는 활동에도 기여한다. 이후에도 일련의 신제품 개발과 소비자 발굴 과정에서 협업을 이어간다.


1년이 되지 않아, 쿠키 회사에 판매하는 초콜릿 양은 2배 이상 증가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공급 단가 협상에 힘을 기울였다면, 이젠 두 회사가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는 데 더 많은 논의를 한다.


"고객은 가격과 가치, 무엇을 원할까?" 


B2B 관점에서 경쟁하는 대부분의 회사들은 가격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며, 더 나은 가격을 제시하는 대규모 제조업체에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B4B 접근을 취하면, 고객사와 가격 할인이 아닌 다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가격은 가치를 평가하는 여러 요소 중의 하나일 뿐이지 유일한 척도가 아니다. 또한 심지어, 가격이 주요 요소가 아닌 경우도 많다.


고객은 미래의 현금 흐름을 중시한다. 얼마나 많은 현금(size)을 얼마나 오랜 기간(longevity) 창출할 수 있느냐를 뜻한다. 고객사의 성공을 위해 사업을 영위하면, 단기간의 가격 할인 혜택이 아니라 고객의 미래 현금 흐름을 장기간 개선시킬 수 있다. 그만큼 고객과의 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B4B를 하면 과연 조직의 DNA가 바뀔까?"


B4B로 인식을 바꾸면, 성장에 대한 관점, 가격과 가치에 대한 마인드 그리고 인재 관리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까지는 "우리 회사의 성장을 위해 고객사에 얼마나 팔 수 있을까?", "매출을 늘리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가격을 책정해야 하나?"와 같은 질문을 했다.


그런데 B4B 관점에서는 "고객사의 성장을 위해 무엇을 지원할 수 있을까?",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 우리 회사가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가치는 무엇일까?"로 바뀐다.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팔도록 영업사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판매를 독려하는 게 아니라, 고객사 관점에서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컨설턴트와 전문가가 되도록 육성하는 데 주력하게 된다.


이번 분기에 어떻게 판매를 증대시킬 것인지 묻는 게 아니라, 어떤 새로운 서비스로 제품 판매를 보완할 지 그리고 고객들이 뿌리치기 힘든 가치를 어떻게 창출할지 묻는다.


비즈니스 개발의 핵심지표도 주어진 기간에 얼마나 많은 신규 제안을 했는지가 아니라, 기존 고객들의 만족과 추천에 의해 얼마나 많은 신규 고객들이 유입되었는지로 바뀐다. 사업 개발 활동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지 묻는 게 아니라, 신규 고객들이 얼마나 쉽게 우리 회사를 찾고 처음부터 쉽게 거래를 시작할 수 있는지 묻는다.


고객의 성공이 우리 회사의 장기 경쟁력의 기반이라고 인식하게 되면, 판매와 가격할인에만 한정되지 않고 고객사에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샘솟게 된다.  

고객사 입장에서도 가격 네고 등으로 일회성으로 유지하는 거래가 아니라, 다른 경쟁사들로 대체할 수 없는 협업 관계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B4B는 고객사뿐만 아니라 공급업체에까지 확장된다. "for business" 개념은 개별 회사간의 거래가 아니라, 더 큰 생태계의 일부임을 깨닫게 만든다. 회사가 속한 큰 시스템의 성공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요컨대 B4B 세상에서는 협업과 상호 혜택이 중심 테마가 되며, 지속가능한 경쟁력의 근원이 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환경 개선에 기여하며, 직원들의 의식도 고양시킨다. 결국은 일하는 마음가짐과 조직문화도 본질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Source: Sergio Restrepo, Efosa Ojomo (Feb 2022), "Shifting From B2B to B4B Can Build a More Sustainable Business", MIT Sloan Management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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